[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거북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길! vs 프리미엄 모델에 재활용 소재라니..”
삼성전자가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폐어망을 재활용해 일부 부품에 적용한 것이다. 재사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해양 쓰레기 문제에도 기여하려는 시도이지만, 일부 소비자는 재사용 소재의 기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역대 가장 친화적인 갤럭시”
삼성전자는 지는 10일 ‘갤럭시 언팩 2022’ 행사를 통해 갤럭시S22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역대 가장 환경 친화적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연사로 등장한 삼성전자 MX(Mobile Experience)사업부의 스테파니 최 부사장은 “매년 약 1200만t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고, 그 중 가장 해양 생물에 위협적인 폐플라스틱은 바로 어망”이라며 “갤럭시S22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부품을 사용한 최초의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은 방수·방진을 비롯해 다양한 기상 조건에 견딜 수 있는 고성능 재료로 만들어진다. 폐어망을 재활용하려면 오랜 기간 바닷물과 자외선에 노출돼 저하된 물성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삼성전자는 폐어망을 펠릿(압축해 만들어진 작은 조각)으로 변환하고, 기기에 사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결과적으로 일반 플라스틱과 99% 유사한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폐어망 소재를 약 20% 함유한 새로운 재활용 플라스틱을 갤럭시S22 시리즈의 ‘키 브래킷(key bracket)과 ‘갤럭시 S22 울트라’ 제품의 S펜 내부에 적용했다. 키 브래킷이란 볼륨과 전원 키의 안정적인 반복 사용을 위해 지지대 역할을 하는 부품을 말한다.
소비자 반응은?
소비자들은 갤럭시S22에 적용된 환경 친화적 시도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재활용 플라스틱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까지 적용한 것을 두고 ‘환경에 진심’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일부는 제품의 내구성에 대해 의구심을 내비치거나, 실제 환경에 기여한 정도는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 MX 사업부는 갤럭시S22 외에도 전체 제품 라인업으로 폐어망 소재를 확대 적용해 올해에만 50t 이상의 폐어망을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는 한 해에 버려지는 전 세계 폐어망 규모(약 64만t)의 0.008%에 그친다.
“재사용 플라스틱 더 많이 쓸 것”
올해 처음 재활용 시도가 이뤄진 폐어망만 놓고 보면 아직 재사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TV, 냉장고 등 가전사업부문까지 넓혀 보면, 삼성전자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재생 플라스틱은 전체 플라스틱의 4.3%(2020년 기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폐가전 제품에서 재활용한 PCM(Post Consumer Materials) 플라스틱을 포함해, 2020년에는 3만1000t의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했고, 2009년 이후 누적 사용량은 27만6000t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2021~2030년까지 총 25만t의 재생플라스틱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재생 플라스틱 사용 실적과 비교하면 다소 보수적인 목표치이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사용량 기준으로 설정한 목표이며, 소재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해 재생플라스틱 사용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20211000780&ACE_SEARC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