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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인 그가 ‘부캐’를 만들었다[지구, 뭐래?]
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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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퍼스는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와이퍼스를 만든 황승용(37) 씨는 와이퍼스를 ‘지구 닦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그의 직책도 대표 등이 아닌 ‘닦장’이다. 지구를 닦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남녀노소·국적불문 함께 하자. 혼자 하지 말고 함께 하며 서로 지속가능한 힘이 되자. 그런 마음에 모인 사람들의 ‘울타리’다.

 

어린 아이부터 은퇴한 어르신, 대학생부터 TV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려진 외국인 연예인까지. 가입조건도 진입장벽도 없다. 유일한 조건이라면, ‘환경을 아끼고 실천하려는 마음’ 그 하나다.

 

직장인 황승용 닦장의 와이퍼스 여정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지 않다. 대결과 희생을 지양한다. 실천하지 못할 일에 부담을 갖기보단, 실천할 수 있는 일에 재미를 느끼는 것. 그래서 더 공감이 있다. 직장인 황승용 닦장을 만나 와이퍼스의 출발과 현재, 그리고 계획을 들어봤다.

 

바로 다음날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19년 말 수기 공모전 응모를 준비하다가 바다거북 코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빼내는 영상을 접하면서다. 그리고 쓰레기를 재활용해 수익 대부분을 태평양포유류센터에 기부하는 미국의 11살 소년 라이언 히크먼(Ryan Hickman)을 알게 됐다.(참고, [지구, 뭐래?] “형 누나, 그거 돈이야”, 열한 살 CEO 라이언의 조언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16&aid=0001925782)

 

그는 “라이언이 ‘나 같은 아이가 할 수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 데에 부끄러움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서 다음날 바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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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플로깅을 하다가 동참을 원하는 이들이 생겼고, 그래서 4명이 석촌호수에 모여 쓰레기를 주었다. 와이퍼스의 시작이다. 이왕 하는 것, 지구를 닦자는 취지로 ‘와이퍼스’란 이름도 지었다. 활동이 이어지면서 사람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현재 채팅방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은 500여명. 물론 이들 모두가 캠페인마다 참여하는 건 아니다. 굳이 수치화하지도 않는다. 공지를 올리고 시간이 되는 인원이 그때그때 모이는 식이다. 와이퍼스 앱에도 자발적인 모집 공지가 있다. ‘합정역 13일 오전 10시 30분 20명’, ‘가락시장역 12일 10시 5명’ 등이다.

 

그렇게 와이퍼스는 시간이 날 때면 함께 모여 쓰레기를 줍는다. 그게 와이퍼스의 사실상 전부다. 그리고 단순히 쓰레기만 줍는 게 아니라 이 쓰레기가 왜 이렇게 많은지 같이 고민해보는 것. 우리가 소비하는 문화에 쓰레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서로 공유하는 것. 그게 와이퍼스의 출발이자 현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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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연대
그는 “참여자가 계속 늘어서 와이퍼스가 지구를 닦는 사람들의 ‘느슨한 연대’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참여자가 줄어들거나 그만 둔다면? 그 역시 개인의 선택이란 답이 돌아왔다.

 

각자의 삶도 바쁜 와중에, 거창하거나 끈끈한 연대나 활동은 그가 생각하는 방향성이 아니다. 들어오는 것도 그만 두는 것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다만 각자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선의를 가진 사람들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 그가 생각하는 ‘느슨한 연대’의 실천법이다. 그는 “사람과 교감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됐음 좋겠다”고 전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와이퍼스를 운영하고 매번 캠페인을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 이 역시 그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사람이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혼자하면 길게 하지 못하는데, 함께 하는 사람이 생기고 서로 교류하고 사람들을 사귀게 되면서 그런 인연들이 생기는 게 좋아요. 돈으론 절대 살 수 없는 경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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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cw@heraldcorp.com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20210001056&ACE_SEAR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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