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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내린 북극 해빙에…한달 ‘20도’ 오르내린 한반도
2023.03.09

1월 기온 변동 19.8℃ 차로 역대 1위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해빙 녹은 결과
북극 찬바람 동아시아 유입
중국·대만·일본 이상 한파와 폭설

 

캡처.JPG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지난 겨울 일별 평균 기온차가 20도에 달하며 역대 1월 중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뜻한 날씨와 한파가 반복되면서 기온 널뛰기가 극심했던 이유로 북극 바다 얼음(해빙)의 감소가 꼽힌다. 겨울철 얼어붙어야 할 해빙이 녹으면서 북극 찬 공기가 한국을 강타했다.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계속해서 녹을 경우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이상 기후 현상이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2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3개월 동안 겨울 계절 내 기온 변동이 역대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한 0.2℃였지만, 기온이 일시적으로 크게 올랐다 크게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가장 극심했던 때는 1월 하순이다. 1월 13일 9.6℃였던 평균기온은 25일 -19.2도로 떨어지며 1월 내 기온 하강폭이 19.8℃에 달했다. 이동성고기압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크게 오른 기온이 북극 한파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12월 전월 대비 기온 하강폭 또한 11℃로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컸다. 12월 하순에도 추운 날씨가 2주 이상 지속됐다.

 

기상청은 이같은 기온 급락을 북극 해빙 영향으로 설명했다. 북극 바렌츠해에 위치한 해빙이 평년보다 많이 녹아, 한반도에 북극의 찬 바람이 유입됐다는 것. 기상청 관계자는 “바렌츠해 해빙이 적으면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우랄 산맥에 기압능이, 동아시아에 기압골이 만들어지면서 북극에 갇혀있어야 할 찬 공기가 동쪽으로 움직인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 한파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표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해빙이 녹고, 녹은 해빙 때문에 북극 찬바람이 동아시아로 불어오면서 ‘이상 저온’ 현상이 발달했다는 뜻이다. 실제 바렌츠해 해빙 면적은 지난 1월과 2월 모두 해당 월내 역대 최소를 기록했으며, 전체 북극 해빙 면적은 역대 3위를 기록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다른 동아시아 국가에서도 지난겨울 이상저온 현상이 빈발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야마가타현과 홋카이도에 각각 1m 71㎝, 1m 52㎝의 폭설이 내려 14명이 사망했다. 1월에는 중국 헤이룽장성 모허시가 -53℃를 기록하며 1월 일 최저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이어 아열대성 기후인 대만에서는 이틀 간 한파로 무려 146명이 사망했다.

 

북극 해빙은 꾸준히 녹고 있다. 국제 지구 빙하권 기후 이니셔티브(ICCI)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빙하권 상태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 북극 해빙은 2050년 모두 소멸한다. 기후 재앙의 마지노선이라 여겨지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1.5℃ 상승을 막지 못했을 경우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2030년대 중후반 지구 온도가 1.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갑작스레 많이 내린 비도 이상 기후 중 하나다. 지난 1월 13일 겨울철 강수량의 40.4%에 해당하는 28.9㎜의 비가 하루 만에 내렸다. 특히 지형 영향을 많이 받은 제주도와 남해안에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 일부 지역에 호우 특보가 발생했다. 경상남도 거제에서는 겨울철 이례적으로 100㎜가 넘는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미국 폭설과 한파, 유럽 이상 고온 등 전 세계가 지난겨울 이상 기후를 겪었다”며 “기상청은 기후 위기 시대 이상기후 변동성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원인을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30309000201&ACE_SEAR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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