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우유의 종류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시장을 이끄는 양대산맥은 아몬드밀크와 오트밀크(귀리우유)이다. 아몬드밀크가 전 세계 식물성 음료 시장에서 두유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반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오트밀크는 커피전문점에서 우유 대체품으로 부상중이다.
두유의 가장 높은 비율은 아시아 수요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오래전부터 두유를 먹어온 아시아권과 달리, 서구에서는 아몬드밀크의 수요가 높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식물성 우유 중에서 아몬드밀크가 가장 대중적인 음료로, 전체 시장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 미국의 식물성 우유 시장(2019년 기준, 민텔)에서 아몬드밀크는 63.4%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며, 오트밀크가 9%, 두유 8.6%, 코코넛밀크는 5.3%이다. 캐나다 역시 아몬드밀크가 1위(63.4%)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두유를 제외한 ‘새로운’ 식물성 우유 가운데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것은 아몬드밀크다. 캘리포니아아몬드협회의 조사(2021)에 따르면 ‘가장 익숙한 우유 대체음료’를 묻는 질문에 ‘아몬드 음료’라고 답한 사람은 두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꾸준한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아몬드브리즈’의 경우, 지난 2015년 블루다이아몬드와 매일유업이 합작하여 판매한 이래, 매년 4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3년간(2021년 12월 기준)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류현욱 블루다이아몬드코리아 대표는 “부담없는 칼로리와 비타민E 등이 풍부한 아몬드브리즈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세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최근에는 식물성 단백질과 비건(vegan. 완전 채식)인증의 특성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아몬드밀크는 특히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아몬드브리즈가 놓인 다이어트 식단 사진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지난 2020년 글로벌 아몬드밀크 시장의 규모가 약 65억 달러(한화 약 8조 원)에 달했으며, 오는 2026년까지 연 평균 15.8%의 성장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식물성 음료 시장을 장악한 아몬드밀크와 달리 시장 규모는 아직 미비하나, 커피전문점에서 돌풍을 일으킨 대상은 오트밀트이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 분석 결과, 오는 2026년 전 세계 오트밀크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 내 성장은 매우 빠르다. 민텔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 식물성 우유 시장에서 오트밀크는 9%에 그쳤지만, 성장률은 전년 대비 304%로 식물성 우유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두유(-5%)나 아몬드밀크(13%)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오트밀크의 빠른 성장에는 지난 2001년부터 오트밀크를 전 세계에 알려온 스웨덴 오틀리(Oatly)업체의 활약도 컸다. 오틀리의 성장 비결은 친환경 마케팅과 더불어 커피전문점을 집중공략한 점이었다. 오틀리는 고급 커피를 다루는 카페를 통해 라떼 전문제품인 ‘바리스타 에디션’을 내놓으며 인기를 끌었다. 우유 대체제였던 두유를 또 다시 ‘대체하는’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오틀리는 현재 미국 전역의 스타벅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자체개발한 오트밀크를 사용중이다. 매일유업 또한 오트밀크 브랜드인 ‘어메이징 오트’를 출시하면서 커피전문점용인 ‘어메이징오트 바리스타’를 따로 내놓았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월부터 ‘오트 화이트 카페라떼’를 비롯해 ‘데일리 오트 코코넛 라떼’ 등 오트밀크 메뉴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라떼 주문시 우유를 변경하는 선택 사항 뿐 아니라 오트밀크 전용 메뉴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식물성 우유의 영역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개인 카페에서도 두유 변경보다 ‘오트밀크로 변경 가능’ 문구를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오트라떼 메뉴를 출시한 곳도 부쩍 늘었다.
비타민E를 내세우는 아몬드밀크와 달리 오트밀크의 대표 영양소는 베타글루칸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이다. 장 내 노폐물 배출을 돕고, ‘나쁜’ LDL 콜레스테롤 흡수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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