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APEC기후센터
향후 극한강수량 분석결과 내놔
고탄소 유지하면 극한강수 70%↑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향후 20년 동안 마른 땅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는 날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탄소 배출이 이뤄질 경우 2020년 초반보다 극한 강수량이 약 29%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기상청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는 ‘유역별 극한 강수량 미래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평소보다 강수량이 급격히 많아지는 현상인 극한 강수는 재난과 인명피해 중 하나인 홍수의 주요 원인이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강을 중심으로 지역을 26개로 나눠서 극한 강수량을 예측했다. 먼저 현재와 유사하거나 탄소배출이 높을 경우, 100년에 한 번 내릴까 말까 한 수준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100년 재현빈도 극한 강수’의 발생 확률이 현재 대비 53%까지 증가했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극한 강수가 발생할 확률이 현재보다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 약 29% ▷중반기 (2041~2060년) 약 46% ▷후반기 (2081~2100년) 약 52% 높았다.
확률이 높아지면서 예상 강수량도 크게 늘어 한 번 비가 올 때 최대 600㎜까지 내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600㎜ 가량 비가 올 경우 성인 허리 수준까지 물이 차오른다. 100년 빈도 강수량은 187~318㎜인 현재와 비교해 ▷21세기 전반기 21~174㎜ ▷중반기 56~334㎜ ▷후반기 70~311㎜ 증가, 최대 629㎜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역별로 살펴보면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한강·제주 지역에 비가 올 확률이 크게 늘었다. 21세기 후반기에는 100년 빈도 극한 강수가 올 확률이 수도권이 있는 한강동해 권역은 약 73%, 가장 증가폭이 큰 제주도 권역은 21세기 중반기에 약 78% 증가했다.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비가 내릴 확률이 50% 이상인 곳도 21세기 후반기 16개로 전망됐다.
반면 탄소가 절감될 경우 극한 강수량은 고탄소 시나리오보다 많게는 150㎜까지 줄었다. 기상청 조사 결과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100년 빈도 극한 강수량이 현재 대비 ▷21세기 전반기 약 31%(14~162㎜) ▷중반기 약 31%(29~168㎜) ▷후반기 약 29%(18~136㎜) 증가한다.
지역별 비교에서도 강수 확률이 크게 감소했다. 2100년에도 대부분 지역이 극한 강수가 올 확률이 50% 이하가 될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기상청이 우리나라 고해상도 시나리오에 기상청의 재현빈도 극한 강수량을 산정해 분석한 결과다. 재현빈도는 극한 강수량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는 기간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재현빈도 100년을 기준으로 자료가 조사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탄소중립 정책의 효과로 지구온난화 진행속도가 줄어들고, 극한 강수의 감소라는 선순환을 낳아 홍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002371?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