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이어 커피도 대안 찾기
코로나19 이후 중요해진 면역력·숙면
카페인 부담없고 건강한 성분에 관심
치커리·과라나 등 다양한 식재료 활용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대체(alternative)’ 키워드가 대체육 열풍에 이어 커피 시장까지 퍼지고 있다. 대체가 불가능해 보이던 커피 시장에서 디카페인 커피가 고개를 들더니 이제는 아예 커피를 대체하는 식품까지 나오고 있다. 커피빈이 없는 커피, 일명 ‘대체 커피’의 등장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확산 이후 숙면이 면역력의 중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커피에서도 디카페인이 강세이다. 숙면을 위한 노력은 디카페인에서 멈추지 않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커피의 향과 맛은 같지만 씨앗이나 허브 등으로 만든 ‘대체 커피’에 글로벌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맛을 내면서도 카페인이 없거나, 카페인 대신 각성효과를 얻으면서 건강한 영양소까지 보충하려는 보다 ‘까다로운’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기후위기에 따른 커피 공급의 불확실성 또한 대체 커피의 배경중 하나이다.
대체 커피에서는 치커리(chicory)가 커피 맛을 책임지는 주된 식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커피 맛을 내지만 카페인은 없기 때문이다. 말린 치커리 뿌리를 볶아서 뜨거운 물에 우리면 커피 맛 차가 완성된다. 특히 뿌리 부분은 대세로 떠오른 프리바이오틱스(유산균의 먹이)까지 다량 들어있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카페인 없는 커피’라 불리며 이용돼왔다.
보리도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농촌진흥청이 흑누리 검정보리를 이용한 디카페인 보리커피를 개발했다. 미국에서는 페로(Pero)업체가 보리와 맥아 보리, 치커리 등으로 만든 대체 커피를 선보였다.
카페인 역할로는 과라나 과일이 주목받고 있다. 과라나에는 카페인 계열이지만 커피의 카페인과는 다른 성분(과라닌, 크산틴 등)들이 들어있다.
즉 카페인의 이점은 얻으면서도 부작용 위험은 없으며, 오히려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업체의 경우 집중력연구소가 젤 형태의 ‘공부할때먹는젤’을 내놓았다. 업체 측은 “과라나와 녹차 속 L-테아닌(아미노산의 일종)등을 넣어 개발했다”며 “지난 9월 출시 후 3개월 만에 판매량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했다. 이 외에 해바라기씨나 수박씨, 포도껍질, 민들레 등이 대체 커피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시작된 대체 커피 산업에서 스타벅스 또는 테슬라(전기차 제조사)처럼 시장을 이끌어갈 업체로 기대되는 곳은 어디일까. 코트라 관계자는 “대체 커피 시장은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미국의 아토모커피(Atomo Coffee)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아토모커피는 커피 풍미에 영향을 미치는 40여 가지 화합물을 찾아냈으며, 최근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일반 커피보다 맛이 좋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 커피를 만드는 새로운 식재료가 개발되고, 음료 뿐 아니라 젤이나 스낵 등 다양한 형태로 관련 제품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