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아침 식사 대용으로 손쉽게 택하는 시리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콕 생활’이 늘면서 시리얼을 찾는 이들 역시 늘고 있다. 시리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 이런 류의 이미지일 것이다.
내부 포장에 종이 박스까지, 당연한 듯 여겨왔지만, 꼭 필요했던 것일까? 파손을 방지하고 쉬운 보관을 위해서라지만, 굳이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시리얼 리필 스테이션
시범적으로 떠오른 대안이 ‘리필 스테이션’이다. 화장품, 세제 등에 이어 시리얼도 포장 없이 리필해 써보자는 시도다. 농심켈로그가 국내 최초로 시리얼 제품을 포장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시리얼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방식은 간단하다. 뷔페의 시리얼 식사를 생각하면 쉽다. 용기를 가져와 원하는 무게만큼 담으면 된다. 8종의 시리얼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옆에 배치된 저울로 무게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며 해당 금액이 인쇄된 스티커를 부착해 결제하는 식이다. 대용량이 아닌 원하는 만큼만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용기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현장에 있는 종이봉투를 활용할 수 있다.
가격도 더 저렴하다. 실제 같은 용량(500g)의 그래놀라 포장제품과 리필스테이션의 구매가는 각각 8180원, 6682원이었다(심지어 14g을 더 구매하고도). 농심켈로그 측은 플라스틱 저감 확산 차원에서 완제품 대비 20%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단점이라면, 무게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점원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점. 용기를 가져오면 용기 무게만큼 제외한 금액을 측정해야 하는 등 세밀한 부분에서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리얼 리필 문화가 확산되고 시장이 형성된다면 개발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다.
이미 이마트 등에서 적용하고 있는 세제 리필 에코 스테이션은 자판기처럼 자동화돼 있다. 기계 안내에 따라 정해진 용량을 구매하면 된다. 화장품 업계도 점차 리필 스테이션을 늘리는 추세다.
리필 스테이션이 시리얼 분야까지 확산된 건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시리얼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 2889억원 규모에서 2020년엔 14% 증가한 3294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엔 3432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25년엔 3836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기존 아침 식사를 거르던 소비자들이 아침 대용식을 찾기 시작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리얼 업계가 리필 문화 확산에 관심을 갖는 건 긍정적이지만, 캠페인성 홍보에 그치지 않으려면 다양한 제품군으로 진정성 있는 노력이 이어질 필요가 있다. 농심켈로그는 국내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포장 없는 시리얼 판매에 나섰지만, 한편으론 컵시리얼 등의 일회용성 제품도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시리얼바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바(bar) 형태로 출시되면서 개별 포장에 묶음 종이 박스까지 더해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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