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EM은 최근 ‘세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미국의 역할(Reckoning with the U.S. Role in Global Ocean Plastic Waste)’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엔 미국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에 신랄한 분석이 담겼다. 그리고 전 세계 주요국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현황을 종합·정리했다. 여기에 한국 1위를 차지한 평가가 있다.
쓰레기 배출량 중 플라스틱 비중을 정리한 항목이다. 한국은 24.3%로 조사국 중 1위. 버리는 쓰레기 10개 중 2.4개꼴로 플라스틱이란 의미다. 그 뒤로는 영국, 태국, 알제리, 말레이시아 순이다. 한국은 조사 대상국 중 가장 플라스틱 비중이 컸다.
1인당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세계 3위 수준이다. 미국이 130㎏으로 세계 1위였고, 그 뒤로 영국(99㎏), 그리고 한국(88㎏) 순이다. 독일(81㎏), 태국(69㎏), 말레이시아(67㎏), 아르헨티나(61㎏)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절대적인 플라스틱 배출량으로는 다른 국가들이 한국을 압도했다. 미국이 4202만t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연합(3402만t), 인도(2632만t), 중국(2159만t) 등의 순이다. 한국은 451만t으로, 미국의 약 10% 수준이다.
종합해보면 절대적인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으로는 한국이 그리 많지는 않다. 이는 국가 인구에 따른 결과로, 결국 전 세계 차원의 플라스틱 제로를 달성하려면 인구대국이 변해야 한다는 걸 시사한다.
그와 별개로, 한국은 절대량과 달리 생활 속 플라스틱 소비 자체는 세계 상위권 불명예다. 쓰레기 내 플라스틱 배출 비중은 세계 1위, 그리고 1인당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세계 3위 수준이다.
기업이 변해야…, 그들도 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기업과 정부의 의지다. 탄소중립과 ‘플라스틱 제로’에 관심이 쏠리면서 기업 내부적으로도 변화 움직임이 보인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플라스틱 제조·사용 기업 30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두고 응답 기업의 71.9%가 ‘기업 부담이 있지만 동참해야 한다’고 답했고, 13.2%는 ‘기업이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응답을 합치면 85.1%에 이른다. 기업 내부적으로도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기업의 생존전략 측면도 있다. 이미 세계 각국은 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유럽연합은 올해부터 플라스틱세(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 ㎏당 0.8유로 세금 부과)를 도입했고, 미국은 주정부 단위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도 2030년까지 일회용품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케냐 정부 규제도 널리 알려졌다. 케냐에선 비닐봉지를 사용하면 최대 4000만원 수준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기업으로서도 플라스틱 생산을 감소하거나 대체 방안을 찾는 것이 지속 가능한 경영에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자의 혹은 타의로 기업도 이젠 변해야만 하는 시기가 왔다.
대한상의는 기업의 의견을 취합해 정부에 인센티브 확대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별도 수거 시스템 구축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인센티브 제공 ▷플라스틱 재활용기술 연구·개발(R&D) 지원 강화 ▷플라스틱 수거·선별 인프라 개선 등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대책을 위한 정부 의지도 관건이다. 가장 주목되는 건 차기 정부의 공약이다. 공약 내에 플라스틱 쓰레기 대책을 포함한 환경정책 공약을 어떻게 설계할지 주목된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플라스틱 제로 사회’ 공약을 발표했다. ▷다회용기 사용 확대 ▷폐플라스틱 재활용률 상향 지원 ▷쉬운 분리수거·재활용 ▷‘착한 자판기(페트병·캔 무인회수기)’ 보급 확대 등을 세부 방안으로 언급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아직 플라스틱 쓰레기와 관련한 별다른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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