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장 가동 줄자 수도권 공기질 좋아져
코로나 이후 맑은 날 늘어난 현실로 확인
올해 서울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총 5일 동안 발령됐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15일이나 됐다. 지난해보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2일,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12일 가량 늘어난 수치다.
연초 중국에서 불어닥친 대형 황사 때문이라는 게 정부당국의 분석이다. 실제 서울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올해 1월과 4월, 그리고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 8월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농도가 낮았다. 하지만 중국이 한치 앞도 안보이는 거센 황사로 고통받던 시점인 3월과 5월에는 미세먼지가 각각 21㎍/㎥, 24㎍/㎥, 초미세먼지는 3월에 7㎍/㎥ 높게 나타났다.
올해 서울에서 황사가 관측된 날 대부분은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특보가 발령됐다.
반면 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과 8월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푸른 하늘이 함께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멈춰 세웠던 원자력발전소는 물론, 석탄화력발전소까지 풀로 가동됐지만 서울에서는 미세먼지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의 연속이였다.
서울시 대기환경정보에 따르면 지난 7월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한 달 중 26일은 서울 낮 12시 기준 미세먼지 평균 측정값이 ‘좋음’에 해당하는 30㎍/m³ 미만이였다. 나머지 5일도 ‘보통’을 기록했다.
2019년 같은 기간 ‘좋음’이 19일, ‘보통’이 12일이던 것과 비교된다. 코로나19로 중국의 산업 생산(공장 가동)이 주춤해지면서 우리나라의 대기질도 함께 좋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특히 지난해 83%에 이어 올해 7월 국내 석탄화력 발전소들이 평균 90%가 넘는 가동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주범이 중국발 대기오염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우리나라와 중국간 관계에서 미세먼지는 중요 이슈 중 하나다. 한국을 찾은 중국 외교부장을 향해 공개석상에서 국회의장이 미세먼지 책임론을 언급할 정도다.
2019년에는 한중간 연구 결과물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이 함께 만든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LTP)’ 요약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51%는 국내 요인, 32%는 중국발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결과물은 중국의 반발로 인해 공식 발표로까진 이어지지 못했다.
2016년 환경부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한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KORUS-AQ)’ 결과와도 이와 비슷하다. 당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5, 6월 두달 간 실시한 조사에서 서울 미세먼지의 52%는 국내요인, 48%가 중국(34%)과 북한(9%) 등 국외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32% 또는 48%라는 비율에 이의를 제기하는 연구도 다수 존재한다. 우리 정부가 범부처 프로젝트 사업단을 구성 2019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이상일 때 중국의 영향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생성된 오염물질이 이동성 고기압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와, 대기정체 상황에서 국내 오염물질과 만나 고농도 미세먼지로 발전하는 패턴이다.
또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2019년 1월 11일부터 15일 사이 발생한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지상 관측 자료와 기상·대기질 모델을 이용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중국 등 국외 영향은 전국 기준 69∼82%, 평균 75%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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