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극지연, 서 북극해에서 미세플라스틱 28만톤 확인… 정량 수치로 최초
계절해빙의 양 늘어나면 이 움직임 더 심각해져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바다에 빠진 미세플라스틱의 상당량이 북극얼음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변화로 계절해빙의 양이 늘어나면 이같은 움직임은 더 심각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돼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인천대학교 김승규 교수 연구팀은 1일 “28만 톤의 미세플라스틱이 서 북극해 계절해빙에 갇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양은 전 세계 바다에 떠 있는 미세플라스틱에 버금가는 양이다.
1 ㎛ ~ 5 m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해류와 바람에 실려 북극해로 유입된 후에 해빙(바다얼음)에 포획돼 축적된다고 알려졌을 뿐, 정량적인 값이 확인된 적은 없다.
김 교수 연구팀과 극지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서 북극해 (Western Arctic Ocean)를 탐사해 해빙(바다얼음), 해빙 연못수, 눈 에 남아있는 미세플라스틱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태평양에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여름에 녹았다가 겨울에 다시 얼어붙는 계절해빙(seasonal sea ice)에 해수에 존재하는 양보다 수 만배 이상 농축돼 존재하는 것으로 나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계절해빙은 대서양쪽의 동 북극해보다 태평양쪽의 서 북극해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서 북극해에 모인 미세플라스틱은 극지횡단표층류를 타고 중앙 북극해나 대서양 쪽 북극해까지 이동하게 된다.
만약, 기후변화로 계절해빙의 양이 늘어날 경우 이 움직임은 더 심각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해빙에 포획된 미세플라스틱이 기존 추정과 달리 대부분 바다를 타고 왔으며 눈이나 바람에 의한 영향은 매우 낮다”고 전했다. 초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개수는 가장 많지만, 무게로 보면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도 새롭게 알아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유해물질학회지(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2021년 9월호(김승규, 이희지, 김지수 공동제1저자)에 게재된다.
김승규 교수는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이 줄지 않고 기후변화의 영향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순환과 축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서 북극해의 변화에 지속적으로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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