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많은 강남·마포가 제·비 아지트
‘대학가’ 마포·서대문에 ‘제로웨이스트’ 카페 밀집
‘채식 식당’, 넷 중 하나는 ‘강남 3구’에 집중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030 세대가 주로 찾는 서울 상권이 ‘제·비’(제로웨이스트·비건) 운동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 마포에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제로웨이스트(쓰레기 줄이기)와 비건(채식주의)을 실천할 수 있는 상점들이 속속 늘고 있다.
23일 무포장 가게 네트워크의 ‘무포장가게 지도’를 보면, 플라스틱 저감 매장은 마포구·서대문구·은평구에 이르는 3개구 권역에 전체 57%(16개)가 몰려있다. 빨대·종이컵·플라스틱 포장재 등을 사용하지 않거나 줄이고자 노력하는 카페들이 주를 이룬다.
마포구 망리단길 카페 ‘얼스어스’(earth us)는 제비족을 겨냥한 대표 사례다. 이 카페는 다회용 포장용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인기 메뉴인 케이크를 포장해 갈 수 없다. 처음엔 “멀리서 왔는데 왜 (일회용)포장 안 해주냐”는 불만 섞인 후기글이 잇따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반찬통, 김치통에 무심하게 포장한 케잌 사진이 속속 올라오면서 입소문을 탔다.
젊은 층이 모이는 강남은 채식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채식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을 모아 서울시가 제공하는 '서울시 채식 음식점 현황'(23일 기준)에 따르면, 강남구에 등록된 채식 식당은 112개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강남권인 송파구(67개)와 서초구(53개)까지 더하면 총 232개(24%)에 달한다.
서울시 채식 음식점은 조만간 10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월 948곳에서 3월 현재 972곳으로 코로나19 속에서도 숫자가 늘었다. 이 지도를 만든 채식한끼 측은 “새롭게 채식 메뉴를 추가한 식당, 채식주의자들의 제보로 추가된 기존 식당 등으로 인해 리스트가 늘고 있다”며 “업데이트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등록된 식당 수는 점차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대료가 비싼 강남에도 제로웨이스트 숍이 서서히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강남1호 가게 ‘덕분애 제로웨이스트샵’은 칫솔, 비누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데 100개 품목으로 시작해 1년 만에 현재 300개 이상으로 취급 품목이 늘었다.
상점 주 고객은 20대~40대 여성들이다. 원래 쓰던 제품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환경을 위해 기꺼이 가치소비를 나서는 이들이다. 이윤경 ‘덕분애’ 대표는 “제로웨이스트 시장은 여성, 그중에서도 2030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한 시장인만큼,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제로웨이스트에 동참할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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