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 장맛비...39년 만에 7월장마
천천히 북상 아닌 ‘일시에 전국 영향’
강한 비바람 예고 안전사고 유의해야
이상기후현상 ‘블로킹’ 지속땐 장기화
작년엔 49일...언제 끝날지 예측불허
한 달 동안이나 이어졌던 소나기가 끝나니 장마가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왔다. 최근 장마는 시작 시점이나, 강수량 등에서 예년과 차이가 커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 올해 장마는 강한 비바람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안전사고에도 유의를 해야 한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토요일인 3일부터 시작된다. 제주도를 기준으로 할 때 1982년 이후 39년 만에 가장 늦은 장마다.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하면 1987년 이후 34년 만이다. 기상청은 “3~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첫 장맛비가 내리겠다. 중부지방, 전라도,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를 중심으로 150㎜ 이상의 많은 비와 함께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마는 같은 날 오전 제주도를 시작으로 오후에는 전국이 장마의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장마가 시작되는 날 전국이 장맛비가 내리는 것은 이번이 6번째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는 보통 한반도 남쪽에서 시작해 천천히 북상해 올라왔다”며 “하지만 이번 장마전선은 세로로 긴 형태로 전국이 사실상 동시에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마가 언제 끝날지는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는 비선형 복잡계인 만큼 일정 기간 이후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미 증명돼 있다”며 “3일 이내의 단기간에 대해서는 정체전선에 의한 강수 유무와 집중 구역 예측이 가능하나 중장기에서 장마의 시작·종료 시점·지역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로 정체돼 나타나는 이상기후 현상 ‘블로킹’에 의해 장마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블로킹은 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면서 주변 대기의 흐름을 막는 온난 고기압이다. 지난해에도 블로킹으로 인해 49일이라는 기록적인 장마가 쏟아진 바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블로킹으로 인해 폭이 좁은 강한 강수대가 남북으로 이동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했다”며 “이러한 블로킹 형태가 다시 발달할 가능성과 함께 북쪽 찬 공기의 지속 여부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장마 기간은 매우 유동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장마는 예측이 힘들만큼 다양한 변수를 보여 예측의 어려움을 더했다. 지난 1일 기상청이 발표한 ‘최근 3년간 우리나라 장마철 특성 및 경향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장마철은 6월 19일 제주, 6월 26일 중부와 남부에서 동시에 시작해 7월 11일 중부에서 종료되면서 1973년(제주 6월 25∼7월 1일, 남부·중부 6월 25∼30일) 이래 두 번째로 짧았다.
2019년 장마철은 6월 26일 전국에서 동시에 시작했다. 전국 동시 장마는 2007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이 기간 강수량과 강수일수를 보면 2018년은 장마철이 짧았던 만큼 전국 강수량(292.7㎜)과 강수일수(10.8일) 역시 평년(356.7㎜·17.3일)에 비해 적었다. 2019년에는 중부를 중심으로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
이에 비해 지난해에는 장마철이 전례 없이 길어지면서 전국 강수량이 평년의 두 배에 가까운 701.4㎜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강수일수는 역대 가장 많은 28.7일로 집계됐다.
이번 여름은 평년에 비해 대체로 더워 폭염이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에도 지난해처럼 블로킹으로 인해 이상기후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기상청은 “여러 요인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한 결과 올해 여름 기온이 평년에 비해 높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최근 내놓은 ‘2021년 여름철 3개월 전망 해설서’를 보면 7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8월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강수량은 여름철 발달한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의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고 강수량의 지역 차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월별 강수량은 7월과 8월 모두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다.
기상청 관계자는 “도시 내 소하천, 지하도, 우수관·상하수도 관거, 저지대 등 상습 침수구역과 산간, 계곡에는 물이 급격히 불어나 범람과 침수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철저한 사전 점검과 함께 비가 시작되기 전부터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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