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설립자 간 골란 인터뷰
현재 비율로 석유와 석탄을 사용해
탄소예산을 소진하면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앙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
에너지 효율 높은 가전·재활용품 사용
화석연료 경제 대체할 기반투자 절실
언론이 앞장서 기후위기 심각성 알려야
“기후위기 시계가 말하는 건 우리에게 아직 6년의 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기후변화가 인류가 맞닥뜨린 가장 큰 위기이자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지구의 마감일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한 기후위기 시계(Climate Clock)가 전세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베를린, 뉴욕에 이어 지난 8일 세계 세번째로 초대형 기후위기 시계가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 상륙하면서 국내서도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후위기 시계 설립자인 간 골란(Gan Golan)은 최근 헤럴드와 영상 인터뷰를 통해 “현재 비율로 석유와 석탄을 계속 사용해 탄소예산을 모두 사용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앙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위기 시계는 지구기온 1.5℃ 상승까지 남아있는 탄소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년, 일, 시, 분, 초 단위로 표시된다.
골란은 시계를 만들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된 건 자신의 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딸이 태어난지 정확히 일주일 후에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막지 못하면 기후 재앙을 피할 수 없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한다.
환경운동에 몸 담고 있던 골란은 그 보고서를 확인하고는 그 재앙까지는 몇 년이 안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갓 태어난 딸이 기후 재앙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사실에 충격에 빠진다.
이를 계기로 골란은 “세상을 보호하고 미래를 지키기 위해선 우리에게 시간이 제한돼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고 느꼈다”면서 “기후위기시계를 만들어 전세계에 퍼뜨려 많은 사람에게 이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선 개인과 국가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란은 “개인으로서는 에너지 효율이 더 높은 가전제품이나 재활용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차원에서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해 녹색 일자리, 재생 에너지 등 현재 화석 연료 경제 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반 시설에 투자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치와 산업계에서 과거 에너지 시스템이 아닌 미래 에너지 시스템을 고민하고 고안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기술과 해결책들은 이미 갖추고 있지만 실행이 늦어진 것은 정치적 의지 부족이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정치가들에게 이런 변화를 만들도록 목소리를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고안한 초대형 기후위기시계는 독일 베를린과 미국 뉴욕에 이어 우리나라에 세번째로 상륙했다.㈜헤럴드는 기후위기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 옥상에 이 시계를 설치했다.
골란은 “언론사인 헤럴드의 기후위기시계 설치는 기후문제를 대중들의 대화 중심으로 옮겨왔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전세계 다른 언론 매체들도 헤럴드의 이런 리더십을 따르길 바란다”고 감회를 밝혔다.
25일 기준 기후위기시계는 6년 221일 11시간 57분20초를 가리키고 있다. 짧은 시간이 남았지만 골란은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후위기 시계는 오히려 우리에게 6년의 시간이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며 “엄청난 도전이겠지만 우리가 제 때에 행동한다면 기후재앙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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