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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로움’ 마다않고 기꺼이 ‘제로웨이스트’숍으로...“나도 환경 실천가” [‘조용한 암살자’ 기후변화의 습격]
2021.03.18

친환경 농산물 국한 탈피 일상제품 구비
세제·화장품 등 소분 판매 선택 폭 넓혀
업체, 두달간 2000개 플라스틱 병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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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거주하는 예보경(34)씨는 외출할 때마다 다회용 스테인리스 빨대, 손수건, 휴대용 수저 등을 챙긴다. ‘빨대를 주지 말라’는 메모를 붙인 텀블러와 장바구니도 함께 갖고 다닌다. 대구에 단 두 곳뿐인 제로웨이스트숍(무포장 상점) 역시 차로 30~40분 걸리지만, 일부러 찾아간다.

 

예씨가 이같은 ‘제로웨이스트’에 동참하게 된 건 약 1년 4개월 전부터. 결혼하고 살림을 하기 시작하면서 내용물보다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씨는 “내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 하나가 땅에 묻히면 몇백 년동안 썩지도 않겠구나는 생각이 들자 죄책감도 들고 지구에 미안했다”고 말했다.

 

예씨처럼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친환경·무포장·소분 상품들을 취급하는 제로웨이스트숍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늘었다. 서울에만 10개 이상의 제로웨이스트숍이 생겼다. 쓰레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다 보니 제로웨이스트숍이 빠른 속도로 생기고 있는 것이다.

 

서울 화곡동 소재 제로웨이스트숍인 ‘허그어웨일’에는 자녀가 있거나 환경에 관심이 많은 40~60대, 20~30대 1인가구 손님들이 주로 찾는다. 지난 연말부터 이 가게를 시작한 김민수(30) 사장은 “멀리까지 가야 했는데 ‘동네에 제로웨이스트숍이 생겨서 기쁘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며 “일상적으로 쓰는 물건을 파는 만큼 주변에 제로웨이스트숍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로웨이스트숍들은 이제 친환경 농산물 등에만 제품이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합정동에 있는 알맹상점은 곡물이나 세제뿐 아니라 화장품도 소분해 판매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현행 법상 화장품을 소분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품목과 분리된 공간과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금숙 알맹상점 공동대표는 화장품제조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허그어웨일의 김 사장도 화장품까지 취급하기 위해 지난 6일 화장품제조관리사 자격시험을 봤다.

 

십여 종류의 기초화장품을 갖춘 덕에 알맹상점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플라스틱 병의 양은 엄청나게 늘었다.

 

양래교 알맹상점 공동대표는 “처음에는 팔리지 않을까봐 5ℓ 들이 5개로 시작했는데 올해 들어 화장품만 추산해도 400ℓ를 팔았다”고 말했다. 200㎖짜리 병으로 계산하면 지난 두 달간 2000개의 플라스틱 병을 아낀 셈이다. 1년이면 1만2000개의 플라스틱 병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양 공동대표의 설명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문화는 이제 소비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확대되는 양상이다. 양 공동대표는 “손님들에게 알맹상점이 환경을 위해 뭔가 실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내가 해봤자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들이 있었다면 이제는 ‘나부터 뭘 해야겠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경을 고려하는 문화가 한 사람이라도 온전히 변화시킨다면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소현 기자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0318000703&ACE_SEAR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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