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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 변화가 땅을 해방시키고, 이산화탄소 줄인다"
2020.11.07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먹고, 입고, 쓰는 인간의 모든 행동이 지구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축산업. 영국 채텀하우스 ‘가축, 기후변화의 잊힌 부문’ 보고서(2014)에 따르면 축산업에 사용되는 토지의 양은 전 세계 토지의 50%, 담수 사용량은 25%에 달하고 있다. 축산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고기와 유제품의 높은 소비율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채택된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에선 "기후변화는 생물 다양성, 인류 건강, 식량 체계를 악화시킨다"며 전 세계인의 '식생활 변화'를 촉구했다.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은 연쇄적이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는 식량 안보를 위협한다. 지속적인 기온 상승, 강수량 증가, 엘니뇨와 같은 이상 기후가 안정적인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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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C는 지구의 온도가 1.5℃ 상승할 때 농업, 어업이 입는 피해는 막대하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이하 보고서)는 바다에선 산호초, 해초, 해조류숲 같은 연안 생태계가 파괴돼 물고기와 굴 등 어패류 서식지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옥수수, 쌀, 밀 등 곡물 수확량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쌀과 밀의 미량 영양소도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심지어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하는 빈도가 늘면서 오는 2050년 곡물 가격은 최소 7.6%, 최대 23%까지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 시간 인류의 기호식품으로 자리한 커피 생산량도 영향을 받는다. 올 초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와 ‘지구 생물학 변화(Global Change Biology)’에 실린 논문에선 기후변화로 인해 잦아진 가뭄과 삼림 파괴, 병해충의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은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2038년 커피 생산량은 현재보다 40~50% 가량 줄어들 것이며, 21년 뒤인 2040년이 되면 아라비카나 로부스타 커피종은 사실상 멸종하거나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결국 인간에게 피해가 돌아오는 '기후변화'의 치명적인 영향을 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식품 생산이다. 보고서에선 식품의 생산에서 가공, 조리, 소비까지 전 세계의 식량 공급 시스템은 인류 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1~37 %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사이언스 지에 실린 ‘생산자와 소비자를 통한 식품의 환경 영향 감소’(Poore and Nemecek·2018) 논문에 따르면 식품 생산으로 인한 가스 배출량은 26%다. 그 중 동물성 제품 생산이 가스 배출량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사육장의 가스 배출량 중 소고기와 양고기가 50%를 차지하고 있고, 기타 모든 동물성 제품이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엔 인류가 현재 수준으로 붉은 육류를 섭취할 경우 2050년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보다 50∼90% 증가할 전망이라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지금껏 유례 없던 전 세계의 '채식 열풍'에는 이 같은 위기감도 바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늦추거나 막기 위해 채식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채식을 하고 하루 2500㎉만 섭취하며 식단 조절을 한다면 2050년까지 267억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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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보고서는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채식을 하거나, 식물성 식단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진 않는다. 다만 붉은 육류 섭취를 줄일수록 더 좁은 면적의 토지에서 더 많은 식량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통곡물, 과일, 채소 위주의 식물성 식단을 늘리는 것만으로 세계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 상승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선 "식물 기반 식품 및 지속가능한 동물성 식품이 온실가스 저감과 신체 건강에도 이롭다"며 "식생활의 변화만으로 2050년까지 70∼8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수백만 평방킬로미터의 땅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http://www.realfoods.co.kr/view.php?ud=20190819000133&pg=5&ret=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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