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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찬성 집회에 끌려간 후 버려졌다” 사진 속 이 개…뒤바뀐 운명 [지구, 뭐래?]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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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이제는 냄새를 맡으려고 사람한테도 다가오기도 해요. 구조된 다른 개들은 아직 경계가 심하거든요.”

 

몸무게는 30㎏ 남짓, 두살 배기 암컷 도사견 ‘햇빛이’ 얼굴에 여러 표정이 생기기까진 한 달이 걸렸다. 잔뜩 찌뿌리던 미간은 편평하게 펴졌고, 불안이 가득했던 눈엔 어느새 호기심이 어렸다.

 

보호와 치료, 훈련 등을 받으며 지내다 보니 사람을 좋아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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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온전히 펼 수 없을 정도로 비좁은 뜬장에 갇힌 채 개 농장에서 길바닥, 세종시의 동물보호센터로 이동에 이동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의 보호소에 머무르고 있다.

 

햇빛이를 비롯한 개 11마리는 지난해 11월 30일 정부세종청사 앞 도로변에 버려졌다.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 식용 금지법)을 반대하는 대한육견협회가 이 개들을 시위에 끌고 와놓고는 버렸다.

 

버려놓고서는 소유권을 주장하며 되찾아가려는 시도도 있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에 대한 사육계획서를 제출하고, 보호 기간에 발생한 비용을 부담하면 사육자에게 동물을 돌려줘야 한다. 다행히 동물보호단체들이 육견협회의 행동은 유실이 아니라 유기라고 맞선 끝에 생애 처음으로 평온한 시간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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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으로 태어나 시위에 동원됐다 버려지고, 다시 구조된 햇빛이의 사례는 다른 개들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통계 상으로는 52만 마리, 대한육견협회의 주장으로는 200만 마리에 가까운 개들이 잡아먹힐 운명을 안고 나고 자랐다.

 

지난 9일 개 식용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됐으나 농장주, 개식용 도축·유통상인 등의 전업과 폐업을 유도하고 개들을 구조하기 위한 논의는 이제 시작이다. 식용 목적의 사육과 증식, 유통 등이 금지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3년. 그 사이에 죽임을 당하거나 버려질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학대 당한 동물들을 구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동물의 소유권이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가 유기동물보호소로 입소하거나 지자체 소유의 피학대 동물들을 시민단체로 기증 처리해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소로 입소하는 식이다. 지자체의 소유가 되는 방식은 보호할 여건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를 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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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밀접하게 교류하는 개의 특성 상 구조한 이후에 가정으로의 입양이 최종적 목표다. 관건은 그 사이 어느 공간에서 어떻게 돌봄을 할 지다.

 

신주온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실장은 “개 농장이나 도살장에서 구조하면서 만난 개들은 덩치는 큰데 온순하다”면서도 “아파트가 많은 국내보다는 해외로 입양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개들이 입양되기까지 치료하고 훈련하는 것도 과제다. 개들이 사회화는 생후 16주까지의 경험에 좌우된다. 이 시기 사람과 긍정적 접촉이 없이 자라면 평생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 반려견으로서의 삶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방치된 개들의 규모를 이처럼 늘어난 데는 개를 먹는 문화가 자연스레 사라지길 기다리며 산업 종식을 늦춘 영향이 크다. 동물권행동 카라 개식용 경매장 도살장 실태보고서를 통해 “개 식용 산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민간의 부담 크다”며 “종식에 수반될 행정력과 예산 확보에 농식품부,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의 협력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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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ressh@heraldcorp.com

 

https://biz.heraldcorp.com/view.php?ud=20240110000772&ACE_SEAR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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