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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대신 기부, 비건 케이터링...환호성 쏟아진 환경축제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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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분명 심각한 인류 위기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열정적인 토론과 뜨거운 박수, 환호성까지. 제3회 ‘H.eco포럼(헤럴드환경포럼)’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축제를 방불케 했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H.eco포럼’에 온 청중들은 강연 내내 즐거워하면서도 진지했다. 어린이, 학생, 직장인부터 환경단체, 스타트업 관계자까지 성별과 연령층도 다양했다. 이들은 강연 도중 스마트폰으로 발표 자료를 촬영하거나 노트북에 내용을 받아쳤다. 헤럴드는 100명 정도 참가 신청을 받으려 했지만, 올해 처음 열리는 대면 행사로 200명이 사전 신청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올해 3회째를 맞이하는 H.eco포럼은 우리 인류가 직면한 최대 위기인 ‘환경’에 주목해 환경 위기 극복을 위한 공존과 연대를 논의하는 포럼이다. 서울 용산 헤럴드 본사 사옥에는 2021년 전 세계 3번째, 아시아 최초로 설치한 기후위기 시계가 있다. 시계는 전 세계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경우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가 1.5도 올라갈 때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한다. 헤럴드를 시작으로 이 시계는 현재 부산, 전주, 인천, 창원에 국내 확대 설치됐다.

 

올해의 주제는 ‘환경 위기의 솔루션, 공존과 연대’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상업 목적의 어업이 어떻게 해양 생태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하는지 낱낱이 고발한 알리가 ‘기후행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남성현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위기 사례를 전했고, 이어 방송인이자 유럽연합(EU) 기후행동 친선대사인 줄리안 퀸타르트가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 H.eco포럼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국 전 부통령인 앨 고어의 깜짝 방문으로 열기가 더해졌다. 예상치 못한 그의 방문에 청중 사이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제주도에서 온 이유정 이호어촌계 해녀는 “책으로만 본 저자를 직접 보게 되서 놀랐다”며 “(앨 고어가) ‘나부터 잘하면 된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강력하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진관우 숨탄것들 대표도 “앨 고어가 전한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라며 “‘우리는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고 했는데, 단순한 말이지만 확신을 줄 수 있는 한 문장이었다”고 전했다.

 

이욱 재단법인 더블유재단 이사장은 “이대로라면 2048년 바다가 ‘텅텅 빈다’고 한다”라며 “해양 보존 활동을 하는데 있어 생각치 못한 부분에서 해결책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와 생태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전 세계가 인지하고 실천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기 위해서는 결국 서로가 함께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진원석 영화감독은 “기후위기와 환경·비건을 소재로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는데, 사실 저도 좌절할 때가 많다”라며 “그런데 결국 의미있는 변화는 ‘누군가(Someone)’로부터 시작된다는 내용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정지혜 리플래닛 대표도 “기후우울증은 결국 ‘나 혼자만 실천해서 무엇하나’라는 조바심에서 오는 것 같다”라며 “한 사람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 활동이 서로 연결된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행사장 현장 곳곳에서도 친환경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음료는 다회용컵에 담겼고, 행사장 출입을 위해 제작된 목걸이는 플라스틱이 아닌 재생용지로 제작됐다. 무대에 설치된 배너도 최소화 됐다. 꼭 필요한 경우에 한 해서만, 지난해 사용된 재생용지 재질의 배너가 재사용 됐다. 펜과 수첩과 같은 집기도 필요시 등록처에서 빌려 쓰고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포럼 이후 진행된 네트워킹 리셉션에서는 비건 케이터링 식사가 제공됐다.

 

헤럴드는 통상 포럼 참가자에게 증정하는 행사 기념 굿즈도 모두 없앴다. 대신 기념품 제작 비용을 추후 환경을 위한 단체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는 “100명이 넘게 참석하는 큰 규모의 포럼인데, 이렇게 친환경적으로 구성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행사장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현수막도 하나 없다. 섬세하게 신경을 쓴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

dsun@heraldcorp.com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30525000378&ACE_SEAR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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