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진 분석…기후 순환 현상 총 27건 발견
온난화로 녹아내린 영구 동토층, 탄소 배출…다시 온난화 가속화
결과가 다시 원인돼 악순환
[헤럴드경제] 지구 기후가 연쇄적 반응으로 인해 영원히 변화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립대, 영국 엑서터대, 독일 포츠담 기후 영향 연구소(PIK) 등 소속 국제 연구진은 17일(현지시간) 학술지 원 어스(One Earth)에 이 같은 내용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기후 순환'(climate feedback loop) 현상이 총 27건 발견됐다고 밝혔다. 기후 순환이란, 특정 기후 변화 현상 하나가 또 다른 기후 변화 현상을 낳는 패턴이 반복돼 결국 영구적인 기후 위기로 이어진다는 개념이다.
기온 상승으로 녹아내린 영구 동토층이 지구 온난화를 악화시키는 게 대표적 사례다. 영구 동토층은 토양 온도가 2년 이상 0도 이하로 유지된 토양으로, 아주 오래된 유기탄소 퇴적물을 함유하고 있다. 이 퇴적물에 함유된 탄소량은 현재 대기에 존재하는 탄소량보다 최소 2배 많다.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 깊이 묻혀 있던 이들 유기탄소 퇴적물이 그대로 배출되는데, 이는 곧 영구 동토층 해빙의 원인이었던 온난화를 가속하는 결과를 낳는다.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되는 셈이다.
녹아내린 북극 해빙이 그린란드 빙상 소멸을 유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온난화로 해빙이 사라지면 그 밑에 가려져 있던 어두운 바닷물이 드러나고, 이 바닷물 표면은 얼음보다 더 많은 열을 흡수한다. 때문에 결국 수온이 높아져 더 많은 얼음을 녹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윌리엄 리플 오리건주립대 생태학 교수는 그 외 가장 우려스러운 기후 순환 현상으로 숲 소멸과 이탄지 파괴를 꼽았다. 리플 교수는 "최악의 경우, 만약 이 같은 현상이 너무 강력하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비극적 기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후 변화의 고통을 완전히 멈추기에는 너무 늦었다"라면서도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과 사회 정의를 우선시하면서 의미 있는 조처를 한다면 그래도 피해를 제한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