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플라스틱 빨대 대신 어떤 빨대 쓰세요?”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자주 올라오는 질문이다. 오는 11월부터 전국 모든 카페와 음식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금지된다. 최근 대세는 종이 빨대다.
하지만 불만도 적지 않다. 쉽게 눅눅해져 음료를 빨아들이기 불편하다, 맛이 변한다 등의 이유다.
그럼 이 빨대는 어떨까? 옥수수, 대나무 등 갖은 소재가 개발되고 있지만 이건 더 획기적이다. 바로 ‘얼음 빨대’다.
미국 스타트업 ‘아이스 가이즈(Ice Guys)’는 오는 5월부터 얼음 빨대를 판매할 예정이다.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구매자를 모으고 있는데,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을 채우고 약 한 달 만에 후원자 1538명이 약 7만 달러를 지불했다.
빨대 전체가 얼음이기 때문에 사용 후에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당연히 쓰레기 배출 측면에선 종이나 옥수수, 생분해 플라스틱 등 ‘친환경’으로 불리는 다른 소재의 일회용 빨대와 비교할 수 없다.
아예 빨대를 물이 아닌 해당 음료로 만들 수도 있다. 가장 ‘맛있는 빨대’가 될 수 있다.
빨대 얼음틀은 세 가지다. 지름 5㎜에 길이 220㎜의 기본형과 이보다 길이가 짧은 ‘칵테일형’과 지름이 큰 ‘보바형’이 있다. 얼음틀은 1개 19달러, 3개 59달러, 6개 79달러, 12개 59달러에 판매 예약을 받고 있다.
이들이 내놓는 장점은 편리함이다. 얼음틀이 세로로 돼 액체를 채우기 쉽고, 틀이 말랑말랑해서 얼음을 짜내듯 분리할 수 있다. 또 30~60분이면 빨대 모양으로 얼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아이디어를 아이스 가이즈가 처음 떠올린 건 아니다. 기존에도 비슷한 얼음틀이 판매되고 있었다. 다만 가로로 된 틀에 액체를 가득 채우기 힘들고 실제 빨대와 함께 얼음을 얼려야 해 쓸모 없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물론, 얼음 빨대도 단점은 있다. 얼음이 녹으니 휴대가 어렵고, 단시간에 마시지 않으면 얼음이 녹는다.
그럼에도 얼음 빨대까지 나오는 건 그만큼 일회용 빨대의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빨대가 콧구멍이 꽂혀 피를 흘리는 거북의 사진은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거북이를 비롯, 해양 생물들의 안전을 위해 편리함을 포기할 수 있다는 여론도 확산됐다.
플라스틱 빨대는 소재가 얇고 분리수거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을 정도로 크기가 작아 일반쓰레기로 분류된다.
환경부에서 국내 카페와 패스트푸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에 9억3800만개의 빨대가 버려졌다. 심지어 이건 2019년 기준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빨대들까지 고려하면 연간 100억개 이상의 빨대가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후 다양한 대체 빨대가 개발되고 있지만 이 역시 일회용이란 범주 내에 있다. 종이나 옥수수, 생분해 플라스틱 등도 기존의 플라스틱보다 썩기 쉬운 소재이기는 하나 한번 사용하고 어차피 버려진다는 점에선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가장 널리 사용되는 종이 빨대도 음료가 묻어있고, 액체에 녹지 않게 하기 위해 얇은 코팅처리가 돼 있어 일반 종이처럼 재활용할 수 없다.
오히려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환경에 해롭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미국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으로 플라스틱 빨대를 만드는 것보다 일반혼합지로 종이 빨대를 만들 때 5.5배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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