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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일 못 하겠습니다” 결국 ‘28조원’ 손실 불렀다…선 넘은 날씨에 우리나라 경제도 ‘휘청’ [지구, 뭐래?]
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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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더워질수록, 경제는 무너진다”

 

매년, 매 계절 예측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는 ‘극한 날씨’. 그중에서도 여름철 더위는 우리의 일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이상기후 중 하나다.

 

최근 들어 이같은 경향은 더 극심해진다. 기후변화로 거의 매년 ‘역대급 더위’ 기록을 갈아치우는 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심지어 폭염이 인명피해 등 사회적 손실을 넘어,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제적 손실까지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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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으로 따지면 1년에 11억시간. 돈으로 환산하면 28조원에 육박하는 수준. 인간이 초래한 ‘극한 더위’로 인해 국가 GDP의 1%가 넘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게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 이번 세기 안에 한국의 여름은 1년에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추산하면, 현재의 2배 수준. 이에 따른 생산성 저하와 경제적 손실 또한 큰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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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 ‘랜싯 카운트다운’의 국가별 기후피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국에서 고온 노출로 인해 감소한 잠재 노동시간은 약 11억481만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8시간 기준, 근로자 1인으로 환산하면 1년에 약 37.6시간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를 실제 손실로 환산할 경우 체감은 더 크다. 랜싯이 공개한 국가별 자료에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2024년 근로자 1인당 평균 시간당 임금총액(2만5156원)을 대입하면 한국의 1년간 잠재소득 손실은 약 204억달러 수준. 한화로 27조7928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저임금 기준 노동자 약 112만명분의 연간 임금과 유사한 수준으로, GDP의 1.1%에 해당한다. 주목할 점은 원래 ‘더위’로 인해 이같은 손실이 발생한 게 아니라는 것. 해당 손실 다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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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1990년대 평균 한국의 잠재소득 손실 노동시간은 연평균 3억8817만시간. 불과 30여년 만에 2.85배가량 늘어난 셈. 심지어 2023년 잠재소득 손실과 비교해서도 59.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한 해로 기록된 영향이다.

 

여기서 말하는 ‘잠재소득 손실’은 실제 더위로 인해 결근했거나 조퇴하는 등의 수치를 제외한 보수적인 값이다. 고온으로 인해 신체 수행능력이 떨어져 손실된 노동력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정상적으로 출근해 같은 시간 일했더라도, 폭염 탓에 제대로 일하지 못한 결과가 쌓여 28조원 수준의 노동력 손실을 유발한 셈이다.

 

랜싯 또한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세계인이 매년 평균적으로 경험한 생명을 위협하는 폭염일 19일 가운데 16일이 인간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약 84%가 인간의 영향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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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노동자가 같은 영향을 받는 건 아니다. 쾌적한 실내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일부 사무직의 경우 고온의 영향을 덜 받는다. 반면, 건설업이나 농업, 서비스업 등 더위에 직접적으로 노출돼야 하는 직군의 경우 노동력 잠재소득 손실 정도가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손실이 큰 업종은 건설업이다. 2024년 건설업 잠재소득 손실 시간은 약 3억4001만시간으로 전체 30.1%를 차지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28.3%, 농업은 22.1%, 제조업은 18.9%로 뒤를 이었다. 각 업종의 작업강도와 노출 환경을 다르게 설정하고 기온과 습도 등 날씨 조건을 대입한 결과다.

 

인간이 유발한 더위가 얼마나 일하는 능력을 감소시키는지, 국가의 생산력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 지가 화폐 단위로 보인 것. 기후변화가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 등 사회적인 요인을 넘어, 국가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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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조원의 손실 또한 세계 단위로 보면 1% 수준에 불과하다. 랜싯은 2024년 전 세게에서 고온 노출로 약 6390억시간의 잠재 노동시간이 줄었고, 1조900억달러의 손실을 발생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는 2023년에 비해 17% 늘어난 수치로,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선 결과다.

 

아울러 비교적 경제력이 저조하고, 야외 노동 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받는 충격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 대비 잠재소득 손실액 비중을 비교할 경우, 저인간개발지수 국가에서는 평균 5.3%, 고인간개발지수 국가는 1.43%, 한국이 포함되는 매우 높은 인간개발지수 국가군은 0.7%로 집계됐다.

 

인간개발지수는 유엔개발계획(UNDP)가 매년 국민 삶의 질과 국가 발전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다. 0에서 1사이의 수치로 산출되는 해당 수치는 1에 가까울수록 삶의 질이 높음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은 조사 대상 중 최상위로 ‘매우 높은 인간개발지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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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피해가 저조하다고는 볼 수 없다. 산업현장에서 온열질환을 겪는 사례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온열질환 산재 승인 건수는 2020년 13건에서 지난해 77건으로 5.9배 증가했다.

 

목숨을 잃어 산재로 인정된 노동자도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온열질환 산재사망 승인 건수는 2020년 2명, 2021년 1명, 2022년 5명, 2023년 4명, 2024년 2명, 지난해 5명이다. 올해의 경우는 지난 5월까지 온열질환 산재 신청이 18건 들어왔고, 12건이 승인(사망 4명)됐다.

 

이 또한 산재로 인정된 일부 숫자에 불과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025년 전국 응급실에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4460명으로, 감시체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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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이같은 폭염 위험이 매년 더 커지고 있다는 것. 경제적 손실 또한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기후변화 상황지도’에 따르면 서울의 현재 여름 일수는 127일. 하지만 인류가 현재 수준과 유사하게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할 경우 후반기(2080년~2100년)에 188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동력에 가장 치명적인 ‘폭염’의 경우 더 극심해질 전망. 현재(2020년대) 서울 기준 폭염일수는 1년 중 31일이다. 그러나 2080년대에 이르러서는 폭염일수가 103일, 2090년대에는 115.6일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3일 중 하루꼴의 폭염. 심지어 최고기온 또한 현재 35.9도에서 43.8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외 노동환경 개선 등 각국 정부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 등에 따르면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근로자에 2시간마다 20분의 휴식을 제공해야 한다. 일정온도 이상에서는 옥외작업 전체를 중단하는 조치 등도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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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같은 정책들이 바뀌는 날씨에 따른 피해를 줄이려는 ‘적응대책’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근본적으로 노동 생산성을 저해하는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는 방향의 대책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 또한 적응대책만 확대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온실가스가 추가로 배출될 때마다, 기후위험과 경제적 비용이 커지고, 적응에도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더 과감한 투자가 미래의 산업 경쟁력을 키울 열쇠라는 지적이다.

 

랜싯 연구진은 “고온은 노동능력과 소득을 떨어뜨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경제적 충격이 다시 건강과 회복능력을 악화시키는 연쇄적 피해를 만든다”며 “건강을 보호하고 형평성과 정의를 갖춘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두가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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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heraldcorp.com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07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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