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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 먹으면 ‘암’도 고친다?” 헛소문에 ‘멸종’ 위기…알고 보니, 수천만원짜리 ‘손톱’ [지구, 뭐래?]
202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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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흔히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코뿔소’. 하지만 멸종 위기의 ‘야생’ 코뿔소가 겪는 위기에 대해, 대부분은 아는 바가 많지 않다.

 

실제 일부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 서식하는 코뿔소는 불법 ‘밀렵’의 주요 대상. 그것도 상징과 같은 ‘뿔’을 가지려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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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중국과 베트남에서 불법 거래되고 있는 코뿔소의 뿔. 장신구로 소비되는 데다 ‘암 치료’, ‘자양강장’ 등에 탁월하다는 이유로, 고급 약재로까지 유통된다.

 

그러나 코뿔소의 뿔. 과학적으로 검증된 뚜렷한 효과는 없다. 인간의 머리카락, 손톱과 같은 ‘케라틴(keratin)’ 단백질이 주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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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표된 국제코뿔소재단(IR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야생 코뿔소는 20세기 초 50만마리가량 존재했지만, 1970년 7만마리로 줄었고, 현재는 2만7000마리만 남아 있다. 종별로 나눠봤을 때, 상황은 더 극단적이다.

 

아프리카에 주로 서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개체수가 많은 종인 흰코뿔소의 경우 멸종 위기에서 지난 2012년 보전을 통해 2만1000마리까지 회복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밀렵 표적이 되며 2024년말 1만5752마리까지 개체수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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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뿔소 종이었던 검은코뿔소의 경우 1960년대 아프리카 전역에 약 10만마리가 살았다. 하지만 밀렵과 서식지 감소로 인해 1990년대 중반 2300마리까지 줄었다. 현재는 6788마리까지 개체 수가 회복됐지만, 여전히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기준 위급종으로 지정돼 있다.

 

아시아 개체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서식하는 자바코뿔소는 현재 약 50마리, 수마트라코뿔소의 경우 현재 34~47마리로 지난 30년 동안 약 70% 이상 줄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야생 코뿔소가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동물원 개체를 제외하고, 야생·보호구역 개체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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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뿔을 채취하기 위한 ‘밀렵’이다. 코뿔소 뿔은 채집부터 거래까지 전 과정이 ‘불법’에 해당한다. 하지만 중국과 베트남에서의 수요가 줄지 않으면서, 여전히 밀렵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야생동물 보호단체 측의 설명이다.

 

코뿔소 뿔은 과거부터 중국, 베트남 등 지역에서 ‘약재’로 소비됐다. 전통 중국 의학에서는 코뿔소 뿔이 열을 내리는 약재로 여겨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자양 강장제, 암 치료 등 효능을 알린 것으로 소문이 나며, 고가에 코뿔소 뿔이 거래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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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과학적 성분 분석에 따르면, 코뿔소 뿔을 섭취하는 행위는 비싼 손톱을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코뿔소 뿔은 사람의 머리카락과 말굽 등과 유사한 단백질 케라틴(keratin) 성분이 대부분. 실제 사람의 손톱과 성분이 똑같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과학적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코뿔소의 뿔은 사람의 손톱처럼 계속 자라난다. 하지만 다수 밀렵꾼은 뿔을 베기 위해 개체를 사살하거나 치명상을 입힌다. 죽이지 않고, 뿔만 가져가는 것이 더 위험한 데다가 마취 등 용품을 사용하는 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오직 뿔을 위해 거대한 야생 개체가 희생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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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렵으로 단 하나의 개체만 목숨을 잃는 것도 아니다. 2015년 남아공 이스턴케이프의 한 농장에서는 어미 흰코뿔소와 생후 두 달 된 새끼가 함께 맞아 죽는 사례도 발생했다. 새끼의 뿔은 훼손되지 않았지만, 현장 증거를 없애거나 추적을 피하려는 이유로 같이 사살된 것. 심지어 새끼의 경우 혼자 살아남는다고 해도, 굶주림이나 천적의 위협 등으로 목숨을 잃는다.

 

이렇게 획득한 코뿔소 뿔은 약재 외에도 각종 장식품 등으로 활용된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뿔이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권력자나 사업 파트너 등에 선물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이에 컵, 팔지, 펜던트 등과 같은 장식용 조각품과 소형 공예품으로 소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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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밀렵이 이뤄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밀렵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꾸준한 수요 탓에, 좀처럼 밀렵 세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국제코뿔소재단에 따르면 2024년 아프리카에서 기록된 코뿔소 밀렵 사건만 516건에 달했다. 2021년 말부터 2024년 말까지는 흰코뿔소가 1849마리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거래망도 여전하다. 국제 동물보호 단체인 야생동물 정의위원회(WJC)는 2012~20221년 10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코뿔소 9561마리가 밀렵당했고, 전 세계에서 압수된 코뿔소 뿔이 7.5톤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통계상 갈수록 압수량은 줄었다. 하지만 이는 범죄조직들의 밀수 방식이 더 정교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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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형 초식동물’에 해당한다. 나무를 먹고 배설물을 통해 씨앗과 영양분을 퍼뜨린다. 이런 코뿔소가 사라질 경우 해당 지역의 서식지 구조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특정 식물이 과도하게 번성하거나, 초지가 줄어드는 식이다. 촘촘한 생태계 구조에서 이같은 변화가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지는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이에 남아공 등 코뿔소 보호구역에서는 코뿔소를 살리기 위해 뿔을 제거하는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실제 그레이터 크루거 지역 11개 보호구역에서 2017~2023년까지 밀렵 현황을 분석한 결과, 뿔을 제거한 구역의 밀렵이 78%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뿔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뿔을 제거하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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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수요를 줄이는 것. 뿔 소비가 계속되는 경우, 밀렵 시도 또한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가 집중된 중국과 베트남 등 소비국에서 주도적으로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캠페인을 비롯해 정부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코뿔소 재단은 보고서를 통해 “코뿔소 보전은 보호구역 안의 밀렵 단속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코뿔소 뿔 수요가 존재하는 한 밀렵은 계속될 수밖에 없으며, 소비국의 수요 감소와 국제 밀매망 추적, 정부 부패 척결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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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heraldcorp.com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74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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