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최북단 섬들이 중국에서 밀려오는 쓰레기로 인해 위기에 처했다.
21일 해양환경공단 해양폐기물관리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해5도를 포함한 옹진군 해역의 해양폐기물 수거량은 2639t으로 2020년 1789t보다 2년 만에 47.5%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인천 전체 해역에서 수거된 해양폐기물 7천788t의 33%에 달하는 양이다.
옹진군이 집계한 각 섬의 해양폐기물 처리량 역시 백령·대청도는 2020년 95t에서 지난해 243t으로, 연평도는 같은 기간 1115t에서 11385t으로 대폭 늘었다.
바다에 버려지거나 방치된 해양폐기물이 매년 늘면서 해안으로 떠밀려오는 쓰레기양도 자연스레 늘어나는 추세다.
해양환경공단의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결과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변에 떠밀려온 쓰레기는 2020년 62개, 2021년 657개, 지난해 956개로 최근 3년간 대폭 늘었다.
3년간 모니터링에 잡힌 백령도 해안쓰레기 중 가장 많은 1399개(83.5%)가 플라스틱이었고, 229개(13.7%)는 외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하고 중국 해역에서 유입되는 쓰레기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옹진군은 추정하고 있다.
인천시가 해양폐기물 수거를 위해 운용하는 전체 공공일자리 인력 530여명 중 480여명이 옹진군에 배치돼 있지만 주민들은 밀려드는 쓰레기를 치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한다.
백령도 주민 A(50)씨는 "한 달에 두 번 물때가 바뀔 때마다 해안에 쓰레기가 파도처럼 밀려와서 쌓이는데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며 "쓰레기 수거 인력도 부족해 어제는 주민과 해병대 장병들이 함께 포크레인으로 쓰레기를 치웠다"고 말했다.
게다가 해안 쓰레기를 포함해 이들 섬에서 수거된 해양폐기물은 염분이 많아 일반 소각 시설로는 처리하기가 어렵다.
섬 집하장에 해양폐기물을 장기간 쌓아 뒀다가 육지로 싣고 나와 따로 소각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악취 등 2차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연평도는 꽃게철인 봄과 가을에 2차례 정도 해양폐기물을 육지로 싣고 나와 처리하고 백령도는 가을에 1차례 해양폐기물을 육지로 운반한다"며 "해양폐기물을 소각할 수 있는 시설이 육지에만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해양쓰레기 분포를 관측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위성과 드론 등을 활용한 스마트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올해 옹진군 자월도 일대에 가장 먼저 시스템을 구축하고 2025년까지 영흥도·덕적도 등 다른 섬들로도 사업을 확대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해양폐기물이 계속 해류에 밀려서 들어오다 보니 섬 지역의 해안 쓰레기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해도 예산 182억원을 세워 해양쓰레기 수거와 처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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