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프랑스에 올겨울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눈이 내리지 않고 되레 녹는 상황도 생기면서 문을 닫거나 운영을 축소하는 스키장이 늘고 있다.
일간 르몽드는 3일(현지시간) 스키 리피트 운영업체 노동조합의 입장을 인용해 이번 겨울방학 기간 스키 슬로프를 절반만 운영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알프스, 피레네, 보주, 쥐라산맥 인근 중·저산대 스키장은 스키 슬로프를 산악 자전거 트레일로 바꾸는 등 긴급 대책에 나서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알프스 산맥을 품은 오트사부아주의 프라쉬르아를리 마을은 스키를 탈 수 있는 슬로프가 없어 다른 스키장으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 중이다.
프라쉬르아를리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관광사무소장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눈이 이렇게 적게 내린 일은 처음 겪는다고 했다.
분위기가 처음부터 나쁜 건 아니었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눈이 많이 오고 기온도 영하로 떨어져 스키 타기에 좋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해 12월24일부터 기온이 올랐다. 눈이 녹기 시작했다. 인공 눈을 만드는 기계를 돌려도 속수무책이었다.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 크리스마스 당일 평균 기온이 11.3도였다고 밝혔다. 194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199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따뜻한' 크리스마스였다.
학계에선 스키장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윔 티에리 브뤼셀대학교 기후과학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세기 말이면 알프스 산맥에서 스키를 타는 게 불가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구 온난화가 이어지는 이상 날씨가 계속 따뜻해져 눈이 녹을테니 상황이 좋아질 수 없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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