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H.eco포럼 내일 노들섬서 개막
최근 정부가 연일 탄소중립 ‘강(强) 드라이브’를 거는 배경에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목까지 차올랐다는 위기감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 기후정상회의에서 당초 2030년까지 2017년보다 24.4% 감축하기로 했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추가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의장으로 있는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에 500만달러 규모의 그린뉴딜 펀드 신탁기금을 신설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기업의 움직임이 더 활발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절반가량(50~52%)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탄소감축 비용을 직접 감당해야 하는 기업들은 이를 독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언에 앞서 구글, 맥도날드, 월마트 등 300곳이 넘는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서한을 보내 위의 내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전 세계의 동참 의지는 분명하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생각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방법을 고민한다면 ㈜헤럴드가 오는 10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 숲에서 여는 첫 환경포럼인 ‘H.eco 포럼 2021’에서 혜안을 얻길 제안한다.
▶코로나19 시험대까지 겪은 인류...대응 방안은=반기문 GGGI 의장과 미래학자 게르트 레온하르트는 기조연설을 통해 위기를 직면하게 된 인류의 대응방안을 조명한다.
반 의장은 지난 30~40년간 고도성장에 매몰된 한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소홀했던 점을 일깨우며 지구 재건을 위한 인류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는 코로나19가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이자, 재건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인식 전환을 제안한다. 더불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어릴때부터 환경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도 반 의장이 강조하는 바다.
반 의장에 이어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레온하르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쓰레기 증가 등 환경에 유해한 영향이 있었지만 “희생을 감당하게 됐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의 시험대’였다고 전한다.
시험대에서 인식 전환으로 새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게 레온하르트의 제안이다.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10가지 기술이 기업의 비용을 낮추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고, 친환경 비즈니스로 새로운 경제 기회가 열릴 것이라 전망한다.
▶산토스, 키민스 등...한 자리에 모은 ‘거물급’ 패널들=세션1과 세션2에는 환경 분야 거물급 전문가로 꼽히는 이들이 총출동해 지혜를 나눈다. 첫 번째 세션인 ‘초국가적 기후대응’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이 강연자로 나선다. 그는 콜롬비아에서 50년 이상 이어진 내전으로 인해 4만5000㎢의 삼림이 황폐화됐던 사례를 들며, 인간 사회에서의 평화가 자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존 머튼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 특사도 세션1에서 인류의 변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윤 교수는 탄소국경조정, 수송부문의 탈탄소화 등의 예를 들며 탄소중립이 당장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제시한다. 머튼 특사는 현재의 정책 수준이라면 2100년께 지구의 평균기온은 2.5도에서 3도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더 과감한 탄소감축 정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샘 키민스 RE100 대표는 세션2 ‘산업의 대전환’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한국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해 조명한다. 키민스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RE100 신규 가입 기업의 43%는 아시아 태평양에 있다. 시장의 관심은 뜨겁지만 한국은 재생에너지 활용이 낮은 수준이다. 그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공급사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발급하는 정책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변화의 기적 이룬 경험, 다양하게 나눈다=이번 포럼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여느 학술 행사와 달리 변화의 기적을 일군 현장의 경험이 다양한 방식으로 전해진다는 것이다. 세션2 ‘산업의 대전환’에는 석유 기반에서 해상풍력으로 기업 수익구조를 바꾼 오스테드의 아시아·태평양 대표 마티야스 바우센바인과 오정화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경영디비전장(상무)가 기업의 변화 사례를 나눈다. 바우센바인 대표는 석탄 기반 발전이 경제성과 사회와의 협업이란 구조에서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전하며, 해상풍력으로의 체질 전환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설명할 예정이다. 오 상무는 100%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서 제품을 생산하는데 집중한다는 아모레퍼시픽의 목표를 전한다.
세션3 ‘기후위기 액티비즘’에 강연자로 나오는 래퍼 프린스EA는 핀란드 석유회사 네스트와 협업해 탄소배출 관련 교육인 ‘에듀사이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환경 활동가이기도 하다. 그의 강연 전후로 현장 활동가들의 프로젝트도 소개된다. 글로벌 IT기업인 구글 소속 ‘아트앤컬처’의 기후 데이터팀과 기후변화 영향팀 등이 기후변화 데이터를 예술로 해석한 ‘Heartbeat of the Earth(지구의 심장박동)’ 시리즈를 선보인다.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MZ(밀레니얼+Z) 세대의 관점에서 ‘기후불평등’에 대한 의견을 전한다. 7년 후에는 아무리 온실가스를 과감히 감축해도 되돌릴 수 없고, 청소년들이 30대 중반이 될 즈음 ‘기후 파국’을 마주하게 된다는 윤 활동가의 질타는 고도성장에만 매몰됐던 기성 세대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인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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