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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에 머리 숙였던 래퍼 ‘프린스 EA’와 만난다 [H.eco forum 2021]
2021.05.13

2014년 기후위기 경고 영상 제작 화제
제3세션 비대면 강연서 시민행동 강조 계획
경고하는 사람→행동하는 사람 중요성 역설

 

캡처.JPG

 


정장을 빼입은 한 남자가 영상에 등장한다. 그가 있는 곳은 아마존 ‘사막’. 숲이 아니다. 기후 변화로 아마존 열대우림은 나무도, 물도 사라졌다. 미래의 가상공간에서 남자는 말한다.

 

“죄송합니다. (I‘m sorry) 우리가 자연을 한도가 없는 신용카드처럼 사용했다는 사실이 미안합니다.”

 

미래 세대에게 건네는 사과를 담아 2014년 제작된 이 영상은 현재까지 2691만 명이 시청했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남자는 리처드 윌리엄, 프린스 EA(Prince EA)라는 활동명을 쓰는 래퍼다. 프린스 EA라는 이름은 수메르의 신화에 나오는 지구의 왕자(The Prince of the Earth)에서 따왔다. 래퍼 외에도 그의 직업은 많다. 강연자, 영화감독, 구독자 598만명(11일 기준)을 보유한 유튜버이기도 하다. 창작 활동을 하지 않을 땐 콘퍼런스나 강연을 다닌다. 1988년생인 그는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북부에서 태어났다. 미주리 대학교 세인트루이스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고, 졸업할 때도 1등으로 졸업했다.

 

그가 처음부터 기후 위기를 경고하는 활동가였던 건 아니다. 원래 프린스 EA는 랩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수많은 뮤지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음악을 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았다. 소위 ‘잘나가는’ 다른 래퍼들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했기 때문이다.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보며 그는 음악을 관둬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인생의 암흑기를 보내던 프린스 EA는 고전, 현대 문학을 읽으면서 생각을 바꿨다. 자신이 어떤 일을 했을 때 가장 행복한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문학을 읽고 성찰하는 일이 즐겁지만, 결코 그 일만으로 자신은 행복해질 수 없다는 걸 잘 알았다. 실질적인 변화가 생길 때, 행복과 평화도 만들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주체가 되고 싶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프린스 EA는 ‘경고하는 사람’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기후 위기를 경고하는 그의 강연 영상을 보면 그는 끊임없이 미래 세대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미안하다는 마음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안다. 그래서 그의 영상 끝에는 어떻게 하면 지구에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지가 나온다. 그는 기후 위기를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언론에 태도를 바꿀 것을 요구하거나, 열대 우림의 벌목을 막기 위한 단체로 시청자들을 안내한다.

 

오는 6월10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되는 제1회 ‘H.eco 포럼’(헤럴드환경포럼)에 제3세션 ‘기후위기 액티비즘’에 강연자로 나서는 그는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인 탄소배출과 관련한 유소년 대상 교육, 그리고 시민 행동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할 계획이다.

 

프린스 EA가 6년 전 ‘사라질 것’이라 경고한 아마존 열대우림은 그의 예고대로 사막화가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 기후해양과학부 공동 연구진은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강수량이 꾸준히 줄고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강수량이 줄고 가뭄이 극심해지고, 물이 사라진 숲은 쉽게 불탄다. 2019년 8월부터 시작된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은 1년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하루에만 4000건의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1985년 대비 2017년에 아마존 열대우림 면적은 11%가 사라졌다. 사라지고 있는 열대 우림을 위해 프린스 EA는 오늘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강연에서 외친다. “당신은 기후 위기에 대한 진실을 부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기를 피할 순 없습니다.”

 

김빛나 기자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0513000594&ACE_SEAR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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