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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속에도 ‘수두룩’” 인류가 만든 최악의 ‘물질’…어쩌다 이렇게까지 [지구, 뭐래?]
202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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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삶에서 가장 널리, 또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물질. 그와 동시에 인류가 발명한 최악의 ‘유해물질’로 여겨지는 게 있다.

 

바로 플라스틱. 약 200년 전에 발명된 플라스틱은 이제 일일이 쓰이는 곳을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넓게 활용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싸다는 것. 심지어 원하는 모양과 색깔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데다, 가볍고 잘 깨지지도 않는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를 원료로 하는 탓에, 대량 생산도 무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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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인류의’ 축복과 같은 물질. 하지만 축복이 ‘저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실제 인류는 곧 플라스틱이 초래하는 어마어마한 탄소배출과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알아채고 말았다.

 

심지어는 플라스틱 분해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이 자연계 전체를 넘어, 우리의 몸속에서까지 발견되고 있는 상황. 그로 인한 부작용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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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Plastic)이라는 물질은 어원대로 ‘열과 압력에 따라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는 고분자 물질’이다. 싸고 가벼운 데다 잘 깨지지 않고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색깔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실물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모든 산업에서 활용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플라스틱은 19세기에 처음 등장했다. 한 미국 회사가 값비싼 코끼리 상아를 대체할 물질을 개발하는 사람에게 1만달러의 상금을 내걸었고, 이를 계기로 면섬유에서 추출해 천연 소재를 모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이는 제조업 역사의 혁명과 같았다. 기존에는 나무, 금속, 돌, 상아 등 천연재료에만 의존하던 산업계에 ‘인간이 발명한 재료’가 나타났기 때문. 쉽게 말해, 한정된 자원의 제약 없이 물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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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플라스틱은 자연 파괴를 멈출 수 있는 ‘인류의 축복’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가공품 생산을 위해 천연재료 사용이 줄어들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플라스틱은 제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산업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각종 군수품에 활용된 영향이다.

 

심지어 대부분 플라스틱은 천연가스와 석유 등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다. 그렇지 않아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화석연료에서 또 다른 쓰임을 찾은 것. 플라스틱이 발명 이후 수십 년 만에 빠르게 세상을 뒤덮은 것도 그리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인류의 축복’이었던 플라스틱이 ‘골칫거리’로 취급받은 것도 꽤나 오래전 일이다. 1960년대 레이첼 카슨의 저서 ‘침묵의 봄’이 환경 오염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꾼 이후, 플라스틱 쓰레기 또한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해안가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한 모습은,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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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플라스틱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반면, 영원히 분해되지 않는다는 것. 인류는 먼 미래의 지구를 상상하며,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로 발 디딜 틈이 없는 모습을 그렸다. 물론 플라스틱에 부정적인 인식이 생겼다고 해서, 그 활용을 멈출 수 있었다는 건 아니다.

 

인류 역사 대부분에서 그리했듯, 미래 세대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지금의 편리함을 포기하는 움직임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 2022년 발표한 플라스틱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약 200만톤이었던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 2억3400만톤으로 증가했다. 심지어 2019년에는 4억6000만톤으로 20년 만에 두 배 늘었다. 같은 기간 플라스틱 폐기물은 1억5600만톤에서 3억5300만톤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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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재활용’을 해결 방법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재활용’은 이미 벌어진 오염에 대처하는 방법,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플라스틱은 종이나 금속 유리보다 재활용이 훨씬 복잡한 물질. 성분별로 재활용 체계가 다른 데다, 각종 복합물질로 구성된 탓에 깔끔한 재활용도 쉽지 않다.

 

심지어 한 번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강도와 투명도, 위생 기준이 떨어져 원래 제품으로 돌아가기보다 낮은 등급의 제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결국은 버려져, 지구를 더럽힐 수밖에 없다는 얘기. 실제 순수하게 재활용된 비율 또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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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중 최종 재활용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19%는 소각됐으며 50%는 매립됐다. 나머지 22%의 경우 관리도 채 되지 않는 매립지에 쌓이거나 바다나 땅에 버려진 것으로 추정됐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단순히 보기 흉한 쓰레기가 만들어지는 측면에 머무르지 않는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수백 년에 걸쳐 천천히 분해되며, 더 작아지고 찾기 힘든 형태로 세계 모든 곳으로 퍼져 나간다. 심지어 남극 툰드라부터 열대 산호초까지 거의 모든 생태계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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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양으로 흘러 나간 플라스틱은 전 세계로 플라스틱 오염을 전파하는 주요 원인. 실제 생산된 플라스틱 중 해양쓰레기가 되는 비중은 0.5% 정도로 추정되지만,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문제’라고 하면 빨대가 콧구멍에 꽂힌 거북이와 같은 모습을 떠올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단순히 ‘동물 보호’ 문제가 아니다. 잘게 분해된 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를 기점으로 전 세계 자연 생태계 전부에 확산하고, 다시 먹이사슬 흐름 등에 따라 인류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인간을 포함한 동물에 어떤 악영향을 줄 수 있는지, 생태계 흐름에 어떤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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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현실은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 연구들을 통해 알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땅과 바다, 공기는 물론 건강한 성인의 혈액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심지어 모체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이 태아에까지 전달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식품, 물, 공기를 통한 미세 플라스틱 노출과 잠재적 건강 영향을 평가하기에, 제한이 크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미세플라스틱이 그리 유해하지 않다’는 주장의 논거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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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험이 없다’고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정확히는, 건강 피해를 단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아직 쌓이지 않았다는 것. 최신 연구들은 미세 플라스틱이 각종 인체 조직에 들어가, 심혈관질환·염증·생식 건강 문제의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까지도 플라스틱이 유발하는 환경 오염 중 물리적 오염만을 한정해 얘기한 것에 불과하다. 플라스틱 문제의 또 다른 축은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사용되는 데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약 18억톤 수준. 전 세계 배출량의 3.4% 수준에 해당한다. 이 중 90%는 화석연료를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오염 수준 또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 전 세계 플라스틱 산업이 2050년까지 전체 석유 소비량의 20%,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최대 1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 또한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이 2060년까지 두 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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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단순하다. 플라스틱을 생산하지 않는 것이다. 플라스틱 제품이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면, 분해 작용으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오염이나 재활용률 상향 등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플라스틱 ‘종식’을 위한 움직임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전 세계의 ‘합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엔환경총회는 지난 2022년 결의 이후 2024년까지 법석 구속력이 있는 플라스틱 국제 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그렇게 180개국 이상이 참여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INC)이 만들어졌지만, 수년이 지나도 쉽사리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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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우리나라 부산에서 제5차 회의가 열리며, 협약이 이뤄질 거라는 기대감이 고조된 바 있다. 하지만 협약 성안은 무산됐다. 이후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졌던 20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5차 회의(INC-5.2)에서도 의미 있는 합의를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산유국과 석유화학 산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서 생산 제한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생산 제한이 경제와 산업에 큰 타격을 준다고 보고,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 기술 개선 등을 중심으로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플라스틱 논의에서 명시적인 생산 제한 거부 의사를 밝히는 상황. 지난해 INC 5-2를 앞두고는 미 행정부가 직접 서한을 보내, 플라스틱 생산 제한을 거부하도록 압박하기도 했다. 타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미 행정부의 뜻을 거스를 경우, 관세 조정 등 경제적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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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플라스틱 종식 흐름을 반대하는 힘이 거세지고 있는 것. 우리나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12월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을 공개하며 순환경제 전환을 포함한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도 최종 계획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탈플라스틱 대책이 퇴보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국민 참여 숙의과정을 거쳐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공언했으나, 해당 내용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린피스, 녹색연합, 마포자원순환네트워크, 동아시아바다공동체오션, 서울환경연합, 여성환경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7개 단체 연합은 지난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공동 성명을 내고, 이같은 사항을 지적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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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연합은 “탈플라스틱은 생산과 소비, 산업과 시민의 삶을 함께 변화시키는 사회적 전환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정작 정책 설계 과정에서 시민 참여라는 가장 중요한 원칙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독립적인 탈플라스틱 정책이 수립되지 못하고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플라스틱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실제 시장에 투입되는 플라스틱 총량 감축과 원천 감량, 재사용 확대를 중심으로 한 실효성 있는 이행로드맵과 점검 체계가 담긴 독립적인 종합 대책이 꼭 필요하다”며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최종안 발표 일정 공개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국민 참여 숙의과정을 포함한 거버넌스 구성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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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heraldcorp.com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77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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