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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자연의 일부...식물에 묻혀있을 이미지까지 설계” [헤럴드디자인포럼2022]
2022.08.25

안도 다다오 ‘꿈을 담은 삶, 그리고 건축’
환경 부하 커 책임막중...지속가능성 고민
인간, 자연의 일부 함께 추구해야 하는 삶
시대를 표현하는 게 건축의 궁극적 목표
미래 세대에 ‘도전하는 용기’ 전하고 싶어
새로운 세계 소박한 도전정신 창조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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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환경 부하는 크기 때문에 우리(건축가)들의 책임은 막중하다. 가치관의 대전환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부터 한 사람 한 사람이 실천하고 감당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안도 다다오(安藤忠雄·81) 건축가는 지속가능한 건축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오는 9월 27일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22’에서 첫 강연자로 나선다. 강연 주제는 ‘꿈을 담은 삶, 그리고 건축’이다.

 

평소 그의 건축은 물과 빛, 그리고 바람, 나무, 하늘 등 자연과 긴밀히 닿아있다. 자연을 건축에 담는 만큼 지속가능성에 대한 그의 고민은 예전부터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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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본 문화의 원류엔 ‘영원한 안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념이 있다”고 했다. 이는 일본인 특유의 자연관에서 비롯됐다. 잇따른 지진과 쓰나미 등으로 건축물이 지어졌다 무너지기를 반복하면서 이 관념은 건축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그는 “일본인에는 서양처럼 건축의 영속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변화를 즐기는 민족성이 있다”며 “이것으로 독자적인 건축문화를 형성했으나 경제 성장기엔 ‘스크랩 앤 빌드(scrap and build,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처럼 환경부하가 증가하는 풍조를 부추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젠 정기적으로 설비를 갱신해 100년, 200년 지속되는 견고한 건축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그가 생각하는 건축의 지속가능성은 ‘우리가 자연과 함께 살고 있다는 걸 항상 의식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그에게서 자연이란 곧 생명의 원천이다. 안도 다다오는 “인간은 이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건축물이나 랜드스케이프를 구상할 때, 언젠가 자라난 식물들 속에 묻혀 있을 건축물의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설계한다”고 답했다.

 

인간이 머무는 공간을 설계할 때도 안도 다다오는 자연과 대화하는 장소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서 빛은 자연의 한 요소이자, 추상화된 자연으로서 기능한다.

 

그는 “시간과 함께 움직이는 명암의 태동에 따라 빛은 벽으로 둘러싸인 공기 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던 장소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며 “이 빛을 잘 다루는 것만으로도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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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궁극적인 목표와 관련, 안도 다다오는 “건축은 시대를 표현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의 눈에 띄는 건축물은 기본적으로 공공재이며 그 지역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는 시대와 함께하며 사람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부연했다.

 

안도 다다오가 건축가로서 큰 책임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린이를 비롯한 청년 등 미래 세대가 자신들이 사는 거리나 건물을 보면서 성장하고 이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보는 이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전할 수 있는 건축물을 짓는 것을 소망이자 소명으로 여기고 살아간다고 했다.

 

그는 미래 세대를 위해 ‘도전하는 용기’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세계를 향해 좀 더 깊이 더 멀리 생각하는 소박한 도전 정신이 내 창조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건축가로서 활동한 이래 언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다음엔 이 작업을 뛰어넘는 것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만들어 온 건축물을 통해 미래세대에게 ‘도전하는 용기’의 중요성이 조금이라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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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은 도전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고등학교 시절 아마추어 권투선수와 트럭 운전사였던 안도 다다오는 헌책방에서 본 르 코르뷔지에의 설계 도면에 영감을 받고 무작정 세계 여행을 떠났다. 그는 대학에도 진학하지 않은 채 세계를 걸어다니며 건축을 독학으로 공부했다.

 

그의 도전 정신은 건축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간결한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건축계에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빛과 반사된 물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설계한 그의 건축물은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일본 ‘빛의 교회’ ‘물의 절’, 프랑스 ‘유네스코 명상공간’, 미국 ‘포트워스 현대미술관’·‘퓰리처 미술관’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제주의 ‘유민미술관’과 ‘본태박물관’,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 서울 혜화동 ‘JCC빌딩’에 이어 올해 말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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