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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산 새우 11%는 한국인의 식탁으로 [위기의 우탄, 동남아를 가다 ②]
2022.11.18

전세계 흰다리새우 생산 5년새 53% 급증
맹그로브 파괴 주범 양식장도 ‘우후죽순’
숲 1ha를 없애고 생산되는 새우 고작 0.5t
수입량 6위 한국,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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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새우 양식 시장이 고속 성장하면서 한국의 새우 수입량도 급증하고 있다. 새우는 ‘지구의 허파’로도 불리는 맹그로브 숲을 파괴하는 주범이다. 한국의 최대 새우 수입 대상국인 베트남의 맹그로브 숲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실 수준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발간한 ‘2022 세계 수산·양식 동향(SOFI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 세계 양식 산업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어종은 흰다리새우(whiteleg shrimp)로 확인됐다. 약 581t이 생산돼 전체 양식 산업(해조류 제외) 생산량의 6.6%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것은 생산량이 늘어나는 속도다. 흰다리새우의 생산량은 2015년 380만3600t에서 5년 만에 52.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양식 산업 생산량이 20.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2.5배 빠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새우는 주로 북미, 유럽, 일본 등 고소득 시장 소비자들에 의해 소비됐다. 하지만, 중국 등 아시아 신흥 경제국의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새우 소비자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새우 양식 산업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새우 양식 산업은 동남아, 남미 등 지역의 맹그로브 숲이 파괴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맹그로브는 주로 열대 및 아열대 지방 해안가에 분포하는 식물로, 일반 산림보다 수배 깊고 습한 토양을 통해 각종 유기물을 보존할 수 있어 탄소 저장 효과가 아마존 열대림의 4배에 달한다. 이처럼 바다와 가깝고 영양분이 풍부하다는 특성 때문에 수십 년간 새우 양식업자들은 맹그로브 숲을 벌목했다.

 

미국 오리건대학 연구진은 동남아산 양식 새우 100g이 내뿜는 ‘탄소발자국’이 198㎏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2012년 내놓기도 했다. 아마존 숲을 벌목해 조성한 농장에서 소를 키워 얻어낸 소고기 탄소발자국보다 10배 많은 양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맹그로브 숲 1ha는 연간 1472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데, 맹그로브 숲 1ha를 없앤 자리에서 생산되는 새우는 0.5t에 불과하다.

 

한국은 새우 양식으로 인한 맹그로브 숲 파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FAO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21년에만 약 8억5142만달러(약 1조 2200억원)어치 새우를 수입했다. 전 세계 국가 중 6위 규모다. 미국이 81억4857만달러를 수입해 그 규모가 가장 컸고, 이어 중국(41억2736만달러), 일본(21억4358만달러), 스페인(12억8515만달러), 프랑스(8억9292만달러), 한국 순이다. 인구 1인당 새우 수입량으로 계산하면 한국이 프랑스와 중국을 앞선다.

 

수입량 또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의 새우 수입 규모는 2020년 7억1525만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듬해인 2021년엔 이보다 19.0% 급증했다. 해양수산부를 통해 확인한 올해의 수입 규모 역시 전년 대비 늘어난 모습이다. 올 상반기에 이미 4억1183만달러에 이르는 새우류 품종을 수입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에도 작년 수입량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한국의 새우 수입 현황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건 베트남산이다. 지난해 한국으로 수출된 베트남산 새우는 약 3억7134만달러(약 5300억원) 달해, 한국의 새우 수입량 중 43.6%를 차지했다. 해수부가 집계한 올 상반기 통계에서도 베트남산의 비중이 51.3%에 달한다. 한국에서 소비되는 수입산 새우의 절반은 베트남산이다.

 

베트남은 인도와 에콰도르에 이은 세계 3대 새우 수출국으로, 지난해 34억5865만달러를 수출했다. 여기서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액이 10.7%를 차지한다.

 

베트남은 맹그로브 숲을 보유한 전 세계 108개국 중에서도 특히 손실 정도가 심각한 국가로 꼽힌다. 주요 환경단체가 함께 설립한 ‘글로벌맹그로브얼라이언스(GBA)’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는 “가장 광범위한 손실 중 일부가 동남아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리아우제도, 동·북칼리만탄, 서파푸아), 방글라데시(순다르반), 베트남(메콩강 삼각주), 미얀마(이라와디 삼각주)가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짜빈=김상수·최준선 기자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human@heraldcorp.co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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