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에코
뉴스
한국인에 딱 맞는 ‘K-대체육’…MZ 입맛 사로잡다
2022.02.23

동물복지·가치소비 트렌드 확산
돼지고기 소비 많고 대체가공육도 관심
2030 젊은 세대 주 소비층으로 급부상
돈육 활용한 햄·소시지 대체육 부담 없고
제육볶음·불고기 등 한식양념 거부감 줄여
샐러드전문점 등 트렌디 공간 활용도 눈길

 

20220218000324_0.jpg

 

20220218000325_0.jpg

 

 

“2040년, 전 세계 육류 소비의 60%는 대체육이 차지할 것”(AT Kearney 보고서)

 

10년 전만 해도 ‘설마’ 했던 일이 이제는 ‘그럴만한’ 전망이 됐다. 국내 대체육 시장의 성장세를 봐도 그렇다. ‘속도’ 만큼은 자신있는 한국인 답게 국내 대체육 시장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 특성에 맞춘 트렌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체육 시장은 전년 대비 약 35% 성장한 155억 원 규모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건강과 동물복지, 친환경을 추구하는 ‘가치 소비’로 인식되는 추세이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이러한 인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MZ세대(1980~2000년대생)10명 중 7명이 “환경을 생각해 대체육으로 식탁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MZ세대 10명 중 4명은 “대체육을 먹어봤다”고 답했다. 소비 공간도 달라졌다. 채식 식당을 찾던 이전과 달리, 응답자의 대부분은 대형마트(37.6%)나 일반 식당(33.6%)에서 소비했다고 답했다. 대체육의 장애물은 여전히 ‘맛’이었다. 구입을 해봤지만 ‘앞으로 대체육을 찾을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 중 72.3%는 “맛과 식감 때문”이라고 했다.

 

대체육 분야에 대한 관심도 변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보고서(2021)에 따르면 농식품과 관련된 약 12만 건의 온라인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소고기·돼지고기 등 단순 ‘대체육’ 언급이 주를 이뤘던 2019년과 달리, 2020년에는 치즈나 우유 등의 대체 ‘유제품’이, 2021년에는 소시지나 햄 등의 대체 ‘가공식품’ 이 주요 키워드로 올라섰다. 2년 동안 빠르게 변화된 모습이다.

 

업체들은 이러한 소비자 인식의 변화와 고기 사용에 대한 한국인 특성을 겨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체육하면 햄버거 패티나 스테이크가 떠올려질 만큼 소고기 대체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신세계푸드는 ‘돼지고기’와 ‘가공육’을 선택했다. 베러미트 브랜드를 통해 독자기술 개발로 첫 선을 보인 것은 돼지고기 햄인 ‘콜드컷’이었다. 신세계푸드 측은 “국내 육류 소비량이 가장 높은 돼지고기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간 한국인의 1인당 육류 소비 비중은 돼지고기가 49.1%로, 닭고기(27.1%)와 소고기(23.8%)가 따라잡기 힘들 정도다.

 

대체 가공육의 경우,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진짜’ 가공육의 낙인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섭취가 가능하다. 이번 농정원의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체 가공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맛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가공육은 가공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소고기의 식감과 육즙을 그대로 구현해야 하는 다른 대체육과 달리 ‘진짜’와의 차이가 덜 느껴질 수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돼지고기로 만든 햄·소시지 대체육은 보다 익숙한 느낌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콜드컷 햄을 넣은 스타벅스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지난 1월까지 누적 판매량 30만 개를 돌파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대체육은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전문점 뿐 아니라 베이커리와 샐러드전문점, 핫한 레스토랑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모두 핵심 소비자층인 MZ세대가 자주 방문하는 공간으로, 이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대체육의 트렌디한 이미지도 부각할 수 있다. 샐러드전문점 피그인더가든에서는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샐러드 메뉴에 ‘식물성 계란’을 올렸다. 미국 푸드테크 기업 ‘잇 저스트’ 관계자는 “달걀 대체품 ‘저스트에그’를 한국에서 본격 출시하기 전, 고객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며 “파리바게뜨를 시작으로 다양한 레스토랑과 피그인더가든에서 협업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육의 최대 난관인 ‘맛’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인의 고기 입맛에 맞춘 대체육도 생기고 있다. 한식 고기 양념을 통해 보다 친숙함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언리미트 슬라이스 매콤제육’이나 ‘풀무원 식물성 직화불고기 덮밥소스’ 는 매콤달콤한 양념을 통해 대체육의 거부감은 줄이고, 조리 없이도 즐길 수 있는 간편성을 더했다.

 

다양한 트렌드가 나타나기 시작한 국내 대체육 시장은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분야다. 이번 엠브레인 조사에서도 대체육 경험이 없는 응답자중 78.2%는 “향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20218000347&ACE_SEARCH=1

SHARE
이전글
변기에 물이 너무 많아 생긴 일[지구, 뭐래?]
다음글
투명페트병, 식품용기로 고품질 재활용 본격 시행
LIST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