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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우 ‘기후변화 재앙’…지구파산을 감당할 수 있나요
2021.03.04

헤럴드경제 ‘H.eco’ 연중기획
30년뒤 홍수·수몰지 인구 3억
상하이 등 세계지도서 사라져
인간 이기심이 부른 미래 암울

 

 

캡처.JPG

 

 

 

2050년 세계지도에서는 상하이와 홍콩, 뭄바이, 자카르타 등을 볼 수 없다. 베트남 남부는 경제 수도인 호찌민을 포함한 전역이 수몰된다. 내륙 지방도 잦은 폭우와 홍수로 몸살을 앓게 되고,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식량 산출량도 줄어들게 된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인 IPCC가 경고한 30년 후 미래다. 후손들이 살 지구를 일회용으로 취급한 대가는 생존을 두고 극한 갈등을 벌이는 디스토피아다.
 
IPCC는 제5차 평가보고서를 통해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이어지면 2050년 평균 기온이 섭씨 3.2도 이상 증가할 것이라 진단했다. 이는 세계에서 기근으로 인한 사망자가 300만명 이상 발생하고, 해안침수 피해를 입는 이들은 연 1억6000만명 이상이 되는 상태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종(種) 가운데 20~50%가 멸종 위기에 처하고, 아마존 열대우림도 파괴된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은 더 암울한 미래를 제시했다. 2050년 거주지 수몰과 상시 홍수 위험에 처한 인구를 합하면 3억명에 달할 것이라 봤다. 이는 기존 예상치인 7900만명의 3.8배에 이르는 수치다. 베트남 남부는 호찌민을 포함한 거의 모든 지역이 물에 잠겨, 베트남 인구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0만명이 살 곳을 잃게 된다. 태국도 인구의 10%가 2050년까지 침수 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 방콕 역시 수몰 위험에 처한다. 이는 위성사진을 기반으로 지형·지물의 영향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내놓은 전망이다.
 
기상 이변을 피할 곳은 없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80년 이래로 위협적인 폭염이 발생하는 빈도가 50배 이상 증가했다. 역설적으로 지구 전체가 열덩어리로 변하면서 기록적인 한파까지 몰고 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영하 41도를 찍은 한파는 최근 텍사스 등 남부까지 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 중국 북부지방 아무얼(阿木爾)은 영하 44.7도를 기록했다. 스페인 등 유럽은 이례적인 폭설에 시달렸다. 이상 한파와 폭설 등은 북극의 차가운 공기를 가둬두는 극소용돌이(Polar Vortex)가 온난화로 약해지면서 한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태풍과 폭우 등의 기상이변이 온난화의 신호라는 분석은 오크리지연구소 등 여러 곳에서 내놓고 있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미래기반연구부 과장은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올라가면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 수증기가 몰려가는 통로나 강도가 바뀌면서 비가 오는 방식이 다 바뀐다”며 “이상기후 중 잦은 것이 호우와 태풍인데, 집중호우 발생 후에 나머지 기간에 가뭄으로 이어지는 등 극단적인 상황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균 기온이 1도만 올랐다 해도 그 안에서 비나 온도 패턴의 변동폭이 커진 상태”라며 “지구 온난화는 극심한 양 극단을 오가면서 평균이 서서히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가 예상 속도를 벗어나 폭주하는 배경에는 결국 행동하지 않고 버틴 인간의 이기심이 있다. 1997년 교토의정서 체결 당시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가정해 평균적인 온난화 속도를 산정했으나, IPCC 5차 보고서에서 확인한 결과는 목표를 제대로 이행한 국가가 한 곳도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 수준의 온난화 속도가 유지되는 시나리오인 ‘RCP8.5’에 따르면 금세기 마지막인 2100년에는 5도에 가까운 온도 변화가 예정된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 개도국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하며 강도를 높였지만, 탄소배출 2위인 미국이 파리협정을 탈퇴했다 다시 가입할 정도로 부침이 컸다. 온실가스 감축이 얼마나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는 내년 말 6차 보고서로 다시 확인될 전망이다.
 
도현정 기자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0304000738&ACE_SEAR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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